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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홈 > 뉴스 > 핫이슈 > '디플레이션 공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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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쇼핑천국' 홍콩이 흔들린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로 아시아 쇼핑의 중심지인 홍콩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손님이 줄자 상당수의 유명 브랜드들이 크리스마스 세일에 앞서 `미드세일'이라는 명목으로 세일행사를 하고 있다. 26일 오후 홍콩 쇼핑중심가인 타임스퀘어 주변에서 여성패션 전문 브랜드인 클로에가 파격세일에 들어가자 물건을 구매하려는 여성 고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금융위기로 `크리스마스 특수' 실종...`폐업 땡처리'도 등장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로 `쇼핑천국'인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6일 저녁 홍콩 상업중심지인 코즈웨이베이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명품 백화점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를 찾았다.

   1850년 홍콩에서 처음 설립된 레인 크로포드는 타임스퀘어 뿐 아니라 센트럴의 국제금융센터(IFC) 몰, 애드머럴티의 퍼시픽 프라자, 침사추이의 캔톤로드 등 홍콩 시내 중심가에 영업장을 두고 있는 홍콩의 대표적인 명품 백화점이다.

   1년 내내 의류, 핸드백, 구두, 화장품, 보석 등을 판매하는 각 매장에는 홍콩 사람들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명품족'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분비는 곳이다.

   그러나 이날 레인 크로포드는 명성과는 달리 매우 한산한 분위기였다.

   유명 브랜드의 옷을 판매하는 한 매장의 직원은 "9월부터 고객들이 줄어들더니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 이후에는 매출액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레인 크로포드는 금융위기 여파로 매출액이 급감하자 1천명에 달하는 직원들 가운데 10% 정도를 줄일 방침이라고 한다.

   홍콩의 다른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IFC 몰과 퍼시픽 플라자, 소고백화점의 경우도 최근 몇달새 판매량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중산층 거주지역인 홍콩섬 타이쿠싱에 위치한 쇼핑몰 아피타의 경우 지난달부터 유명 브랜드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뚝 떨어졌다고 한다.

   아피타 쇼핑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J모양은 "지난해 이맘때는 명품매장마다 쇼핑객들로 넘쳐났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은 것같다"면서 "대신 중저가 브랜드 매장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쏠리는 것같다"고 말했다.

   홍콩의 백화점과 쇼핑센터들은 12월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다.

   예년의 경우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 기간 세계 각지에서 쇼핑객들이 몰려왔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특수'가 신통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의류매장은 크리스마스가 1달 가량 남았는데도 10월말부터 `미드 세일'이라는 명목으로 세일행사에 들어갔다.

   26일 오후 타임스퀘어 주변의 한 빌딩 5층에서는 `클로에(Chloe)'라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의 세일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여성 패션 전문 브랜드인 클로에가 이날부터 30일까지 70% 가까운 파격 세일에 들어가자 행사장 주변에는 물건을 구매하려는 여성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코트라 홍콩비즈니스센터의 박은균 과장은 27일 "각 백화점과 쇼핑센터들은 금융위기 여파로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판매량이 예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세일행사를 앞당겨 실시하는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특수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소비자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 수에얀(樹仁)대학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홍콩 시민들은 이번 크리스마스 및 신년 시즌에 쇼핑에 지출하기로 마음먹은 평균 예산은 지난해 2천378홍콩달러(약 50만원)에 비해 44%나 떨어진 1천335홍콩달러(약 26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의 조사결과 지난해까지 소비자들이 책정한 평균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 예산은 2005년 2천29홍콩달러, 2006년 2천177홍콩달러, 2007년 2천378홍콩달러 등으로 2천홍콩달러를 웃돌았다.

   부동업체의 물건을 헐값에 판매하는 `폐업세일' `땡처리 세일'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역사가 62년된 홍콩의 전자제품 업체인 타이린(泰林)은 지난달 18일 문을 닫았다.

   조던과 쿤통에 있는 이 회사 점포가 지난 15일과 16일 모든 물품을 반값에 판매하자 소비자들이 몰려들었다.

   일부 쇼핑센터의 경우 고객들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사은쿠폰을 활용하고 있다.

   타임스퀘어 쇼핑센터의 경우 예년 같으면 500홍콩달러 단위로 사은쿠폰을 지급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100홍콩달러 어치를 구매해도 사은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자 음식점도 한파에 휩싸였다.

   코스웨이베이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A모 사장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 이후 음식점 매출액이 30% 가량 줄었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적자를 보지않고 운영했으나 앞으로가 문제"라고 말했다.

   평소 이 식당은 저녁식사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기자가 식당을 찾은 이날 오후 7시, 한창 붐벼야 할 시간인데도 좌석의 절반 가량이 비어 있었다.

   이처럼 쇼핑천국인 홍콩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위기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콩 최대은행인 HSBC 등 주요은행들이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는 등 고용불안의 공포가 홍콩인들의 소비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HSBC는 지난 9월에 이어 지난 17일 두번째로 450명의 홍콩직원들을 전격적으로 해고한 바 있다.

   홍콩의 8∼10월 실업률이 3.5%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에는 홍콩의 실업률이 5%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여년간 홍콩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박모씨는 "2003년 사스사태 때보다 분위기가 더 침체된 것같다"면서 "외환위기와 사스사태 때의 경험 때문인지 홍콩시민들이 소비를 더욱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 박 과장은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금융과 관광, 쇼핑의 도시인 홍콩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같다"면서 "홍콩의 백화점들과 쇼핑센터들은 아시아 쇼핑 중심지로서 위상이 흔들릴까 걱정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11/27 07: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