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신부가 쓴 故 김 추기경 투병기>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투병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비서 신부가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투병기를 올려 김 추기경에 대한 추모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김 추기경의 비서였던 고찬근 신부는 24일 김 추기경의 게시판(cardinalkim.catholic.or.kr)에 투병하는 모습을 일기 형식으로 발췌해 올린 글에서 김 추기경의 마지막을 묘사했다.
고 신부는 김 추기경이 호흡 곤란으로 한때 위독했던 작년 10월4일자 일기에서 "온종일 깨어나지 못하셨다. 종점을 향해 달리는 낡은 기관차처럼 거칠게, 힘겹게 숨을 몰아쉬셨다. 많은 분이 와 마지막 인사를 하셨다. 오늘이 마지막인가?"라고 탄식하다 "밤 11시 30분경 추기경님이 눈을 뜨셨다. '아야, 아야!' 온몸이 아프다고 호소하셨다"고 썼다.
고 신부는 작년 11월13일자 일기에서는 김 추기경이 배변으로 힘들어한 모습을 전하며 "달 이야기를 꺼내니 추기경님은 명동 종탑에 걸린 달이 또 보고 싶다 하셨다. 교구청 숙소 중에서 지금 제가 쓰는 꼭대기 방이 종탑 보기에는 제일 좋다고 하셨다"고 적었다.
또 김 추기경 선종 이틀 뒤인 18일자 일기에서는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향했지만 병원을 앞에 두고 선종 소식을 전화로 들었습니다"라면서 "고통이 너무 많으셔서 이제는 가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막상 가셨다하니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었습니다"라고 선종 당시를 회상했다.
이밖에 작년 2월15일 교회 사정을 전해준 일화라든가 호주 오픈 테니스 경기를 본 다음 물병을 들고 운동했던 모습, 무좀에 걸린 발톱을 깎은 일화 등 병상에서 있었던 일을 세세하게 전달했다.
고 신부는 김 추기경이 어릴 때 모습을 자주 얘기했는가 하면 투병 중임에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았다고 술회하며 추기경을 추모했다.
게시글에는 김 추기경을 그리워하거나 간병한 수녀와 비서 신부 등의 노고를 위로하는 내용의 댓글 35개가 달려 누리꾼의 추모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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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2/26 00: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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