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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자급제 논란] ① 30년째 이통사가 장악한 유통망…부작용 속출

[연합뉴스TV 제공]
경쟁 저하·시장혼탁·가입자 차별 요인 확대

※ 편집자주 = 삼성전자 한국총괄 김진해 전무가 12일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찬성론'을 펴는 소비자단체·정치권과 '완전자급제 반대론'을 펴는 제조사·유통업자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대세인 자급제 확대를 통해 제조사간·이통사간 경쟁을 촉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고, 가입자 차별과 시장 혼탁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이 찬성론의 근거입니다. 그러나 기존 유통망이 붕괴할 우려가 있고, 이를 막기 위해 '골목상권 보호' 등 보완 조치를 취하면 효과 자체가 불확실하므로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신중론과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3회에 걸친 기획기사로 현재 단말기 유통 시장의 문제점과 함께 단말기 자급제 확대에 대한 찬반양론을 짚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가격이 외국보다 높아 가계통신비 부담을 더욱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런 상황을 바꿀 대안으로 '단말기 자급제 확대'가 거론되고 있다.

단말기 자급제는 고객이 단말기 제조사 매장, 전자제품 유통업체, 해외 직접구매 등을 통해 단말기를 사고, 이동통신 서비스는 이와 별개로 가입하는 제도다. 대개 이통사 서비스용 심(SIM·가입자식별모듈)을 단말기에 꽂기만 하면 된다.

자급제는 유럽, 중국, 러시아 등 글로벌 시장 대부분에서 대세이며, 자급제 비중이 비교적 낮은 미국에서도 40%에 육박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단말기 시장은 이와 반대로 이통 3사에 장악돼 있다.

이 시스템은 1980년대부터 30여년째 유지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 전국 구석구석에 판매점들이 들어서면서 서비스와 단말기를 엄청난 속도로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실상 시장이 포화된 10여년 전부터는 이런 유통 시스템의 비효율이 극심해져 가격 경쟁을 방해하고 시장 혼탁과 가입자 차별을 부추기고 있어 개선이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텔레콤 스마트폰 매장
SK텔레콤 스마트폰 매장[촬영 반종빈]

◇ 이통3사 단말기 유통망 견고…"마음먹으면 시장 조작"

14일 이동통신업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동통신 단말기 10대 중 9대는 이동통신사-대리점-판매점으로 이어지는 이통사의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이 경우 소비자가 이통사와 서비스 계약이나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자급제 유통'의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통 3사가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공급받아서 이통 서비스와 묶어서 판매하기 때문에 경쟁이 저해되고 '대란'으로 불리는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시장혼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소비자단체들의 지적이다.

이통사 통해 단말기 개통
이통사 통해 단말기 개통(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017년 4월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갤럭시S8 및 S8플러스 사전개통 행사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줄지어 기기를 개통하고 있다. 2017.4.18
uwg806@yna.co.kr

◇ 단말기 가격, 이통사가 '쥐락펴락'

미국 등에서는 단말기가 출시된지 몇 달이 지나면 판매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

출시 1년 가까이 돼 곧 후속 신제품이 나올 예정인데도 명목상 '출고가'는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객에게 주는 '공시지원금'을 공식으로 늘리는 경우도 있지만 흔치 않다.

그 대신 이통사나 제조사는 특정 단말기를 파는 조건을 달고 '타깃점'이라고 불리는 일부 판매점에 주는 인센티브를 일시적으로 크게 늘리는 '스팟정책'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어 판매점은 고액 인센티브의 일부를 고객에게 다시 불법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이러면 일부 매장에 정상·합법 조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단말기를 구입하려는 고객이 몰리면서 '대란'으로 불리는 시장 혼탁과 가입자 차별이 벌어진다.

특히 이런 일은 대리점과 판매점들이 이통사로부터 평가를 받는 실적치 집계가 마감될 즈음에 집중적으로 벌어진다. 실적 기준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사나 이통사가 불법을 직접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긴 하지만, 시장이 이런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제조사나 이통사가 모를 리는 없다. 알면서도 방조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LG유플러스 매장 스마트폰
LG유플러스 매장 스마트폰[촬영 반종빈]

◇ 제맘대로 인센티브, 가입자 차별 부추기고 경쟁 저해

이통사가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 고객의 종류에 따라 판매점에 주는 인센티브에 차별을 두는 점도 큰 폐해 요인이다. 이 탓에 기기변경 고객이 번호이동 고객보다 더 비싸게 단말기를 사는 일이 흔하다. 판매점이 이통사로부터 받는 인센티브를 고객에 줄 보조금으로 쓰기 때문이다.

또 현행 시스템은 유통망들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단말기 가격 경쟁의 범위를 심하게 제한한다.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탓에 합법적 가격 경쟁의 범위가 매우 좁은 탓이다.

단통법에 포함된 '지원금 상한제'는 이달 말을 끝으로 일몰되지만, '단말기 지원금 공시제'는 유지된다. 일선 판매점들이 추가로 고객에게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 액수도 공시지원금의 15%로 여전히 제한된다.

규제당국은 "가입자 차별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합법 경쟁은 저해하고 불법 경쟁은 부추기는 효과를 낳는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현행 이통사 위주 단말기 유통 시스템과, 모든 가입자가 비슷한 조건으로 단말기를 사도록 하겠다는 단통법 규제가 합쳐서 일으키는 문제다.

결국 운좋게 '대란' 기회를 잡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 소비자는 비싼 합법 가격에 단말기를 사야만 하는 처지다.

solatid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14 10: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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