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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광풍, 섬이 아프다] ② "섬이 제모습 찾아야 가치도 올라"

전문가들, 지속가능한 섬 개발 제언…관광객 아닌 주민 관점 추진
하루 50명 제한 영산도…'기존 자원 최대한, 훼손 최소화' 사례 주목

(전국종합=연합뉴스) 섬 보존과 개발은 양립할 수 있을까.

개발은 보존과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온전한 개발은 무언가를 없애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묵힌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영산도는 지속가능한 섬 발전의 표본으로 꼽힌다.

옹기종기 영산도
옹기종기 영산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섬은 최근 TV 프로그램 '섬총사'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졌다.

영산도 인구는 1980년대 80여 가구·400여 명, 2012년에는 34가구·50여 명, 2014년 20가구·40여 명으로 줄었다.

10년 내 무인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012년 명품 마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섬에는 기회가 왔다.

오래된 가옥, 빈집, 보건소를 리모델링해 숙소를 만들고 펜션 3동도 새로 지었다.

섬에 들어오는 관광객은 숙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인 1일 50명으로 제한했다.

식당, 안내소, 숙소 등은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명품 마을 복합 영어조합 법인에서 운영한다.

조합이 얻는 연간 수익은 8천만∼1억원에 달한다.

수익 일부는 섬 환경 정화 활동 등에 참여하는 대가로 마을 주민에게 배분된다.

천혜의 섬 경관을 활용한 떼배 타기, 숲 체험 등은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친환경 이미지가 알려지면서 미역, 홍합, 다시마 등 특산품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명품 마을 사업 전 ㎏당 6천원 하던 홍합값은 4배로 뛰었다.

최성광(52) 영산리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새 건물을 짓기보다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는 데 뜻을 모아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지원 사업비를 자신의 이익과 결부하려다 보면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욕심내지 않고 공동체 정신으로 섬을 가꿔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자원은 최대한 활용하고 훼손은 최소화한 성공 사례로 삼을 만하다.

명품마을 신안 영산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명품마을 신안 영산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섬 개발 계획을 세울 때 몇만 혹은 몇십만 명을 유치한다는 숫자놀음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원종태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시·군 섬 개발정책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관광지와 위락시설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라며 "섬의 특성을 살린 최소한의 개발계획과 관광객 제한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난개발의 폐해를 경험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체계적인 섬 관리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한다.

인천시는 최근 섬 지역 경관관리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자연지형과 개발지를 전수 조사한 뒤 권역별로 일관성 있는 경관개선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섬 지역 개발행위·건축 허가·공공시설물 설치 등 설계·허가의 기준이 되는 경관설계 지침도 만들 방침이다.

우선 강화군 볼음도와 옹진군 덕적도 진리항을 경관개선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계획을 추진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서 지역 본연의 이미지를 복원하고 매력적인 경관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섬이 제 모습을 찾을 때 그 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는 제부도 관광휴양형 지구 단위계획을 2012년 7월 만들어 지난해 11월 지정·고시했다.

제부도
제부도[연합뉴스 자료사진]

건축물의 용도와 외관 형태 등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단독주택 건립을 위해 훼손된 당제산도 공원용지로 지정해 보호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지역의 자산인 섬을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 '가고 싶은 섬' 사업을 브랜드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민 주도로 섬 고유의 자연·문화의 매력, 삶의 향기를 살린다는 취지다.

2015년부터 10년간 2천633억원을 들여 24개 섬을 가꿀 예정이다.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연 6개 섬은 2014년 27만 명, 2015년 57만 명, 지난해 85만1천 명으로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사업명은 가고 싶은 섬이지만 '살고 싶은 섬'을 조성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섬을 잇는 목교
섬을 잇는 목교전남도 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인 신안군 안좌면 반월도와 박지도를 연결하는 목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미숙 전남도 섬 가꾸기 전문위원은 "지금까지는 방문자를 먼저 고려하는 섬 개발이 많았지만, 이제부터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기 위해서는 섬 주민공동체의 참여가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육지형 개발 방식을 섬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수백∼수천 년 내려오는 고유의 문화·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공간인 만큼 난개발보다는 현재 자원의 가치를 인식하고 활용하려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재은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연구교수도 "내가 살기 좋으면 남들도 들어와서 보고, 살고 싶어 할 것"이라며 섬을 관광보다는 삶의 공간으로 우선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연구교수는 "섬은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실제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곳은 한정됐다"며 "섬만의 전통 생태지식이 단절되지 않도록 관광 개발 대상·방법을 신중히 검토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유, 지성호, 최은지, 손상원 기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8/13 10: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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