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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을 향수로"…사진에 담긴 탈북자 '삶'>

탈북대학생들과 포토에세이 만드는 독일인 기자
탈북대학생들과 포토에세이 만드는 독일인 기자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2010년부터 한국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인 독일인 말테 콜렌베르크(32) 씨는 '북한 인권 폭로자'가 아닌 고향을 등져야 했던 한 인간으로서 탈북자의 '기억'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여름 '북한전략센터'(대표 강철환)와 함께 탈북 대학생들이 북한에서 생활할 당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을 찍도록 한 뒤 추억을 글로 기록하게 하는 포토 에세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탈북 대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콜렌베르크 씨. 2014.12.7 << 북한전략센터 제공 >> photo@yna.co.kr
북한전략센터, 독일인 기자와 탈북학생 '포토 에세이' 프로젝트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탈북자들이 기억하는 북한은 항상 고통스러운 것일까. 북한 인권문제 폭로에 앞장서면서 누군가의 아들·딸로, 부모로 느꼈던 따뜻한 기억을 혹시 스스로 지운 것은 아닐까.'

2010년부터 한국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인 독일인 말테 콜렌베르크(32) 씨는 '북한 인권 폭로자'가 아닌 고향을 등져야 했던 한 인간으로서 탈북자의 '기억'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북한전략센터'(대표 강철환)에서 탈북청년 인재 양성 목적으로 매년 진행하는 '저널리즘 아카데미'에 그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포토 에세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은 이런 관심이 큰 몫을 했다.

그가 제안한 이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탈북 대학생들에게 카메라를 나눠주고 북한에서 생활할 당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을 찍도록 한 뒤 추억을 글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사진에 담긴 탈북자의 추억
사진에 담긴 탈북자의 추억만화영화 CD 사진을 찍은 한 탈북 학생은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누며 "북한에서 남한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TV앞에 친구들과 모여 즐겁게 만화영화를 보곤 했고 이는 큰 즐거움이었다"며 옛 시절을 회상했다. <<북한전략센터 제공>>

첫 번째 작업은 탈북 대학생 6명을 상대로 지난 6월부터 두 달여 간 진행됐다.

콜렌베르크 씨는 학생들에게 디지털 카메라 대신 '쉽게 찍고, 쉽게 지울 수 없는' 필름 카메라를 나눠줬다.

평범하고 새롭지 않은 사진이라도 프로젝트 참가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본인도 놓칠 수 있는 잠재된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만화영화 CD 사진을 찍은 한 탈북 학생은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누며 "북한에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에는 TV 앞에 친구들과 모여 즐겁게 만화영화를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며 옛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 비치는 북한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우리가 웃고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처럼 북한에서도 그렇다. 북한에서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사회과학 고전이 가득 꽂힌 책꽂이를 찍은 또 다른 학생은 "북한 장마당에서 '총·균·쇠' 책을 본 적은 있지만 읽어보지는 못했다"며 독서광이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한 여학생은 농구 골대 사진을 보면서 "북한에서는 여자들도 농구를 많이 한다"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사진에 담긴 탈북자의 추억
사진에 담긴 탈북자의 추억사회과학 고전이 가득 꽂힌 책꽂이를 찍은 한 탈북 대학생은 "북한 장마당에서 '총·균·쇠' 책을 본 적은 있지만 읽어보지는 못했다"며 독서광이었지만 책을 구하기 어려웠던 과거를 떠올렸다. <<북한전략센터 제공>>

이렇게 탈북 대학생들이 의미를 담아 찍은 사진만 400여장이 넘었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마친 뒤 각각 마음 한구석에 잠재됐던 추억을 가장 잘 담아낸 사진 10장을 골라내 정성껏 글을 보탰다.

콜렌베르크 씨는 프로젝트 수행 과정과 이 과정에서 비친 탈북자들의 추억을 기사로 작성해 유럽 등 각국 언론에 전할 계획이다.

북한전략센터는 내년에도 재능기부를 통한 '포토 에세이'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콜렌베르크 씨는 "이 프로젝트에서 정치적 이슈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언론이 앞다퉈 북한에 대해 선정적인 보도를 하는 탓에 정작 탈북자들의 인간적인 모습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roc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2/07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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