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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주의' 꽃피운 조정권 시인 별세

'산정묘지'·'신성한 숲' 등 시집 남겨…"한국 문학에 큰 기여"

8일 별세한 조정권 시인. [한국시인협회 제공]
8일 별세한 조정권 시인. [한국시인협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정신주의' 계열 시 사조를 이끈 조정권 시인이 8일 새벽 5시 30분 별세했다. 향년 68세.

간 경화와 뇌출혈 등으로 수년간 투병해 오다 병세가 악화해 이날 끝내 영면했다.

고인은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한국 문학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 일하며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 출신인 고인은 1969년 시인 박목월, 구상, 김요섭 등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이래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1977), '허심송'(1985), '하늘이불'(1987), '산정묘지'(1991), '신성한 숲'(1994), '떠도는 몸들'(2005), '고요로의 초대'(2011), '먹으로 흰 꽃을 그리다'(2011), '시냇달'(2014) 등의 시집을 냈다.

그의 시는 박목월이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에 "이미지의 강렬성, 시어에 대한 지극히 개성적인 민감한 반응과 시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이래 다양한 평가들이 공존하지만, 주로 1990년대 대두한 정신주의 계열을 이끈 시인으로 꼽힌다. 정신주의는 전통 서정시에 토대를 두고 고고한 정신성을 지향하려는 흐름이다.

"배추를 뽑아보면서 안쓰럽게 버티다가/뽑혀져 나온 뿌리들을 살펴보면서/나는 뿌리들이 여지껏 흙속에서 악착스럽게 힘을 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중략)//나는 뽑혀지는 것은 절대로 뿌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뽑혀지더라도 흙 속에는 아직도 뽑혀지지 않은/그 무엇이 악착스럽게 붙어 있다"(시 '근성' 중)

고인은 정신주의를 구현한 가장 이상적인 본보기로 꼽히는 대표작 '산정묘지'로 제10회 김수영문학상과 제6회 소월시문학상을 동시에 받았다. 또 녹원문학상, 한국시협상, 현대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목월문학상, 질마재문학상, 한국서정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조정권은 높이의 시인이다. 초기 시에서 세밀하고 단정한 현대적 서정성을 드러냈었던 그는 한국시의 미학적 한계를 돌파하면서 형이상학적 높이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모더니즘의 언어 감각과 동양적인 정신의 깊이가 결합하여 '산정묘지'로 상징되는 드높은 시적 경지에 다다른다"고 평했다.

건축, 무용, 미술,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던 고인은 1983년부터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문학·미술부장, 국제사업부장, 기획조정부장 등을 역임하며 문화예술 진흥에 힘쓰기도 했다. 또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후학들을 가르쳤다.

유족으로는 방송작가 주경희 씨와 두 딸이 있다.

장례는 한국시인협회 시인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0일 오전 8시, 장지는 용인공원묘원. ☎ 02-2072-2011

mi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1/08 12: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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