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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기자, `이란 감금 118일' 게재>
뉴스위크 기자, `이란 감금 118일' 게재(AP=연합뉴스)
이란에서 지난 6월 구금돼 스파이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마지아르 바하리 기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이란에서 지난 6월 구금돼 스파이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소속의 마지아르 바하리 기자가 `118일 12시간 54분간'의 수감기를 뉴스위크 최신호에 게재했다.

   21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란계 캐나다 국적의 바하리는 지난 6월 이란의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에 수감돼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정보기관으로부터 스파이 행위 등에 관한 강도높은 신문을 받았으며 구타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테헤란 도심 등지에선 이란 대선 부정 의혹을 둘러싸고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혼란스런 상황이었고 시위 진압 작전의 배후에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있었다고 바하리는 말했다.

   연행된 첫날부터 조사관은 바하리의 눈이 이미 가려진 상태인데도 고개를 들지 말고 아래쪽을 쳐다보도록 지시했고 바하리는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 조사관의 검정 가죽 슬리퍼만을 언뜻 볼 수 있었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조사관을 식별할 수 있게 만든 건 `장미 향수'(ROSEWATER) 냄새였다. 이는 남성들이 기도에 들어가기 전 세정용으로 사용하는 향수로, 바하리는 조사관을 `장미 향수'로 지칭했다.

   조사관은 바하리의 스파이 혐의를 확신하고 있는 듯 외국 정보기관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집중 신문을 벌였다. 바하리가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의 스파이로 활동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조사관은 "CIA, M16, 모사드, 그리고 뉴스위크"라고 이름을 차례로 언급했다. 뉴스위크까지 정보기관으로 본 것이다.

   바하리는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정보 부서가 자신을 연행 대상으로 지목, 조사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정보 부서는 세간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조직으로 이란 안보 문제를 책임지고 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직보하는 기관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선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대선 부정을 주도했으며 대규모 시위 사태에 대한 강경 진압 작전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바하리는 조사관의 얼굴을 단 두번 밖에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택에서 연행될 때와 풀려난 뒤다. 조사관은 처음 연행할 때 바하리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교도소가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조사관은 지난달 바하리에 대한 석방이 결정된 뒤 "수감중 있었던 일에 대해 절대 얘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 지시를 어기면 네가 어디에 있든 쫓아다닐 것이며 그 누구도 우리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위협했다.

   바하리는 "`장미 향수'가 앞으로 여생을 보내는 동안 나를 괴롭힐 수도 있겠지만 118일이면 나로선 충분하다. 더 이상 그의 인질이 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ks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1/22 17: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