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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탈북자지원> ③겉도는 취업 지원

<그래픽> 탈북자 국내 경제활동 현황
<그래픽> 탈북자 국내 경제활동 현황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가 2만4천명을 넘었다. 2011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조사한 탈북자의 국내 경제활동 현황과 생활수준 만족도 등 주요 탈북자 경제현황을 알아본다. bjbin@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2명중 1명 기초수급자…한 직장서 1년 못 다녀

"고용지원 효과 `미미'…취업유인 대폭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2008년 입국한 40대 탈북여성 A씨는 2009년 취직에 성공했지만 몸이 아파 1년 반 만에 퇴사했다.

그녀는 다시 직장을 구하려고 최근 지역기관의 도움을 받아 별다른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중소업체 3곳에 입사원서를 내고 면접까지 봤지만 결과를 통보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역기관 관계자는 A씨가 정말 열심히 구직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퇴짜'를 맞은 이유조차 알 수 없어 더욱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 정착한 지 오래된 탈북자까지 포함해 상당수 탈북자가 우리 사회의 바닥을 헤매는 것은 A씨처럼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탓이 가장 크다.

사실 현재 탈북자 취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탈북자 정착지원제도의 핵심을 이루는 정착지원금 중 정착기본금(1인 기준 600만원), 주거지원금(1천300만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취업 관련 예산이다.

취업노력에 따라 지급되는 취업지원장려금(2천240만원)과 탈북자가 취업하면 정부가 월급 절반을 지원하는 고용지원금이 있고 지방에 거주하는 탈북자에게 주는 지방거주장려금(최고 260만원)도 취업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을 정상적인 직업세계로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10여년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취업지원제도의 효과는 미미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박성재 책임연구원 등이 통일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작년 12월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이력 데이터베이스에 1개 이상의 취업사업장이 등록된 탈북자 6천772명(35.3%) 중 66.2%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고용지원금을 지원받아도 한 직장에 머물러 있는 근속기간은 10개월 정도에 불과했다. 전체 68.6%의 이직률에 자발적 이직자가 77.6%를 차지해 2010년 일반국민의 자발적 이직률(57.5%)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각종 지원금이 변칙적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포착됐고 영세사업장들은 정부 지원기간이 끝나면 탈북자를 구조조정하는 경향도 나타나는 등 `누수효과'가 상당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박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북자가 주로 고용되는 곳은 "상시적으로 인력부족을 겪는 사업장이며 그런 기업들은 (고용지원금으로)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라며 "탈북자들을 경력 형성을 통해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일자리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탈북자가 많지 않은 현상을 탈북자 개인과 배타적인 사회적 분위기 탓으로 보는 경향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처럼 취업지원시스템이 겉도는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탈북자 스스로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나설 수 있도록 취업 관련 장려금을 현실화하고 필요하면 금액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현재 취업지원제도 혜택을 받는 탈북자 비율도 20~30% 수준으로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탈북자가 취업훈련장려금(120만원)을 취업이 아닌 단순 생활비로 받아 쓰는 현실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장려금은 탈북자가 정상적인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직업훈련 500시간을 모두 이수한 탈북자에게만 지급되는데 취업하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취업이 가능한 탈북자까지 장시간 원치않는 훈련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김수암 선임연구위원은 "2005년 탈북자 고용지원제도가 자활을 돕는 방향으로 바뀐 것은 옳다. 다만 훈련·자격증 장려금 등이 (취업유도보다는) 생계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만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취업장려금을 강화해 근속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박탈을 면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제도는 취직한 탈북자의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원칙적으로 박탈하고 있으며 직장을 잃은 뒤에도 회복절차가 까다로워 상당수 탈북자가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현재 장려금 제도를 어느 정도 확대하고 취업장려금을 거주-취업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악'으로 여겨져 온 탈북 브로커 비용에 대한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민간단체 의견을 종합하면 최근 3년간 240억원 정도의 정착기본금이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대한 대가로 브로커에게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통일부 측은 국외 탈북자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브로커의 `순기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착지원금이 탈북자 정착이라는 정책목적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전용'되는 상황에 정부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국에 광범위한 탈북 브로커 시장이 형성돼 여러 가지 폐단이 생겨나고 있으므로 이제는 정부가 외교적 노력 등을 통해 제3국에 있는 탈북자의 안정적인 `한국행 통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

jsle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9/16 0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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