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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해빙] 북핵협상 되살린 트럼프-김정은, 마침표도 찍을까

6자→양자로 협상틀 변화, 고위급 합의로 새 출발…속도전 '기대'
한미훈련도 비용 관점서 보는 트럼프식 '美우선주의'에 시선집중

트럼프·김정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
트럼프·김정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싱가포르 AFP=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6·12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핵협상 프로세스가 재가동되게 되면서 과거 30년간의 실패를 넘어 비핵화라는 새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 협상의 가장 큰 특징은 북미 정상의 합의로 시작한 프로세스라는 점이다.

차관급 당국자 간 협상에서 도출된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나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등과 달리 정상이 큰 틀에서 합의하고 나서 실무자들이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데 외교가는 주목한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두 차례 들어간 공동성명에 직접 서명한 사실은 북한 사회의 특수성에 미뤄 절대적 권위를 갖는 '교시'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13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했다는 점에서 나중에 북한이 그것을 뒤집는 데는 큰 부담과 위험 요소가 생긴 것"이라며 "이번 성명의 내용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보다 못하지만 김 위원장이 한 합의라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북미 양국 정상의 의지가 반영된 합의라는 점은 이번 합의 자체보다 그 이후를 더 기대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6·12 북미 공동성명은 비핵화의 구체적 로드맵과 시한, 방법 등을 담지 못한 선언적 수준의 합의라는 평가도 있지만, 양국 최고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로 2008년 이후 10년간 중단됐던 북핵협상 프로세스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일정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이번 합의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담지 못하는 등 구체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11월 중간선거, 재선 여부가 걸린 2020년 대선 등미국 정치일정에 즈음해 중대 성과를 낸다는 목표 하에 이번에는 원론적 수준의 합의를 받아들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우선 11월 중간선거 전에 북한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의 해외 반출, 포괄적인 핵 신고, 사찰단 복귀 및 검증 개시 등을 이룬다는 목표에 따라 9월 유엔총회 등 계기에 미국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에 이어 2020년 대선 전에 북한 비핵화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나아간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는 시나리오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가는 향후 외교장관급 등에서 이뤄질 북미 후속 협상에서 두 정상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북미정상의 6·12 공동성명에 '말'로서 들어간 김정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약속,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협상이 이르면 이달 중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협상판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우선 북미가 첫 정상회담을 하고 합의한 만큼 양측이 일정한 신뢰 속에서 과거보다는 빠른 속도로 비핵화 프로세스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한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이 협상장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도 비핵화 진전의 속도 면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국 정권이라면 쉽게 카드로 내놓을 수 없었을 한미군사훈련 중단까지 공언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고 크게 받기'식 협상으로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이번에 최종적으로 몇 가지 문제에서 합의를 못 해 추상적인 성명이 나오긴 했지만, 실무적으로 거의 합의됐던 내용은 매우 수준이 높았던 것으로 안다"며 "북미 정상 합의가 핵 문제 뿐 아니라 북미 관계의 새로운 모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직접 참여하지 않는 현재의 북핵협상 구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여지없이 확인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미동맹의 핵심인 연합군사훈련을 동맹보다는 비용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북한에 중단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이 우려를 키운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방위 태세는 과거에 비해 약해진다면 논란이 커질 개연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미정상이 서명한 역사적 공동성명
북미정상이 서명한 역사적 공동성명(싱가포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공동 서명한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lkm@yna.co.kr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6/13 16: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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