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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태극전사] 바이애슬론 랍신 "기회 준 한국, 메달로 답하고 싶다"

송고시간2017/12/30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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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승만 6차례…러시아 파벌 싸움에 밀려 귀화 선택
"강원도 산속 사찰의 고요함 생각나…올림픽 끝나면 둘러볼 것"

랍신 역주
랍신 역주(평창=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5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바이애슬론연합(IBU) 바이애슬론 월드컵 남자 계주 경기에서 한국 티모페이 랍신이 역주하고 있다. 2017.3.5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러시아에서 귀화한 대한민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티모페이 랍신(29)은 현재 남자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자 최고의 스승이다.

랍신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에서 6차례 우승을 차지해 세계 정상급 선수라고 부르기에 모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랍신은 러시아 대표팀 파벌 싸움에 휘말렸다. 더는 올림픽에 출전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좌절했을 때, 한국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올해 2월 귀화 심사를 통과한 랍신은 조금씩 한국 바이애슬론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다.

2017-2018시즌 IBU 1차 월드컵 스프린트 종목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13위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3차 월드컵 스프린트에서는 8위를 기록, 다시 한 번 기록을 세웠다.

눈동자 색은 달라도, 한국 바이애슬론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느 선수와 다르지 않다.

스키와 사격 모두를 소화해야 하는 바이애슬론은 경험과 기술이 무척 중요하다.

랍신, 나도 태극전사
랍신, 나도 태극전사(평창=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5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바이애슬론연합(IBU) 바이애슬론 월드컵 남자 계주 경기에서 한국의 티모페이 랍신이 사격을 마친 뒤 코스로 나가고 있다. 2017.3.5
hkmpooh@yna.co.kr

랍신은 대표팀의 다른 동료 선수에게 '비법' 알려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귀화를 추진한 연맹에서 랍신에게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내년 1월 독일에서 열릴 IBU 4차 월드컵 준비에 한창인 랍신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 선수, 지도자와 원활하게 소통하기 힘든 게 어렵기는 하다. 그렇지만 한국 선수도 간단한 러시아어를 하기 시작했고, 서로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래 랍신의 기량이라면 월드컵 시상대에 오르기 충분하다. 그러나 올 초 당한 무릎 부상 때문에 조심스럽게 컨디션을 회복하는 중이다.

그래서 비시즌인 여름에도 한국에 머무르며 재활에 몰두했다.

랍신은 "다행히 (8월) 뉴질랜드 전지훈련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 대표팀과 동일한 일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올림픽까지 3번의 월드컵이 더 남았다. 월드컵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정상급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라 매 경기가 올림픽 리허설이다. 무릎이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점차 훈련량을 늘려 체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기량만 되찾는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바이애슬론 메달도 꿈은 아니다.

올림픽에서 바이애슬론 해설을 맡은 성봉주(54)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던 랍신 선수는 순조롭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바이애슬론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 월드컵 30위권에 있는 선수면 얼마든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했다.

국내 대회서 수상한 랍신(시상대 가운데).
국내 대회서 수상한 랍신(시상대 가운데).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제공=연합뉴스]

랍신 역시 "당연히 한국 바이애슬론 팀의 첫 올림픽 메달이 목표다. 한국은 내게 기회를 줬다. 나 또한 메달로 답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올림픽 메달은 선수로 큰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국민 10개월 차' 랍신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한국인으로 적응해가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돼지고기볶음이고, 산자락에 자리한 사찰이 주는 고요와 평화를 즐길 줄 안다.

랍신은 "2차 월드컵 기간 중 동료들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볶음을 먹었다. 그때 진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순간 내가 한국인이 되어간다고 느꼈다"며 "강원도의 한 사찰에서 스님과 차를 마셨다. 고요함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가끔 찾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국적까지 바꾼 랍신은 '평창 이후' 한국을 더 알아갈 생각에 벌써 설렌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뒤 일단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 가족과 시간도 보내고 싶다. 그리고 한국에 가보지 못한 명소들을 구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랍신보다 먼저 귀화한 또 다른 남자 선수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24)는 불의의 허리 부상으로 실제로는 거의 활약하지 못했다.

올해 7월 바이애슬론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스타로두벳츠는 고국 러시아로 돌아가 재활에 힘쓰고 있다.

4b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30 06: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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