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초록을 잉태해서 세상에 풀어놓으면, 여름은 초록을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 연둣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르름을 더해가는 요즘, 국내 어디를 가도 이양하 선생의 유명한 수필 ‘신록예찬’이 절로 읊조려진다. 특히 대나무 고장으로 유명한 담양은 어디를 가도 온몸에 초록물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초록의 세상’이다. 지독하게 깊은 골짜기에 들어서지 않더라도, 걸출한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푸른 신록을 가까이서 만난다.

담양에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보물 같은 숲이 세 군데나 있다. 전국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산그늘 짙은 마을마다 병풍처럼 드리우고 있는 대숲, 그리고 사시사철 언제 걸어도 좋은 관방제림이다

이 가운데 담양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다. 담양읍에서 시작되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장관은 순창과의 경계 지점까지 이어진다. 초록 물결로 뒤덮은 시원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의 드라이브는 해변 드라이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한다. 초록 터널에 갇힌 도로에 들어서면 한낮에도 어둑하다. 길 양쪽으로 울퉁불퉁 돌출된 불그스레한 나무들이 도열하듯 서있는 모습에 차의 속도는 저절로 줄어든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가로수 터널을 달리다 보면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짙은 초록빛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진가는 차를 잠시 세워두고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가로수 길을 거닐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담양읍에서 순창 방향으로 조금 달리다 보면 차가 안 다니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온다. 원래 24번 국도였지만, 바로 옆에 신작로를 내서 여행객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거닐면서 호젓한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을 사열하는 내내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대고 나무는 향기로운 냄새를 풍긴다. 메타세쿼이아 터널 사이로 한줄기 햇살이 쏟아지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숲길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심신을 맑게 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담양읍을 가로지르는 담양천변에 놓인 관방제림은 요즘 같은 여름철 담양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남산리 동정마을에서 천변리까지 약 2㎞ 구간에 걸쳐 조성된 방제림은 홍수 피해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에게 더위를 가리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준다. 한여름 땡볕을 피해 놀러나온 동넷사람들은 의자나 평상에 둘러앉아 장기를 두거나 산책이나 조깅을 즐긴다.

관방제림의 산책길은 짧지만 행복하다. 수령 3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팽나무 등 거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오솔길은 두서너 명이 함께 걷기 좋은 숲길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거대한 나무 둘레가 세월의 흐름을 말해준다. 이름표가 붙어 있는 고목들은 한아름 되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것들은 세 명이나 둘러싸야 할 만큼 큰 것들도 있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돼 있으며 보호수만 177주에 달한다. 땅거미가 숲을 감싸 안으면 두 줄로 늘어선 고목들이 더 웅장해 보인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영산강 시원지인 가마골이나 금성산성이 제격이다.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남부군’의 배경으로유명한 가마골은 울창한 수림, 기암괴석과 수려한 계곡이 어우러진 담양의 대표적인 산림휴양 명소다.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다’고 해서 가마골로 불리는 이곳에는 영산강의 시원인 용소, 용소를 내려다볼 수 있는 시원정과 출렁다리, 천년고찰 용추사, 깊은 계곡 사이로 쏟아지는 용연폭포, 한국전쟁 때 빨치산 사령부가 주둔했던 사령관계곡, 야영장과 숲속의 집 등이 있다. 4㎞에 이르는 계곡은 경사가 완만하고 물살이 세지 않아 자녀와 함께 더위를 피하기는 그만이다.

금성산성은 무주의 적상산성, 장성의 입암산성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성으로 불리는데, 성곽에 서서 보는 담양호, 추월산과 병풍산, 그리고 산 앞자락으로 삐죽이 뛰어나온 외남문(보국문)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산에 오르니 산이 보인다 했던가. 주차장에서 차량통행이 금지된 길을 지나 비좁은 산길을 20여분 저벅저벅 오르니 하늘이 열리면서 산성의 보국문이 바로 눈앞에 나타난다. 성에 오르니 그제야 성의 형체가 드러난다. 보국문 뒤로는 동서로 길고 가파르게 성곽이 둘러져 있고, 성 밖은 이곳까지 어떻게 적들이 올라왔을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파르다. 금성산성은 산의 능선과 골짜기를 따라 축조된 포곡식 산성으로 내성이 860m, 외성이 6000m이며 둘레는 7km에 달한다.

외남문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충용문(忠勇門)’ 현판이 달린 내남문. 최고의 금성산성 조망지다. 산성 망루에 걸터앉으니 눈곱만큼도 지루하지 않은 담양호와 추월산 등 아름다운 풍경이 눈을 말끔히 씻어준다. 또한 시원한 산바람이 땀을 홅어가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소리도 청량제처럼 시원하다.

담양 나들이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 바로 조선 최고의 민간 정원으로 꼽히는 소쇄원이다. 맑은 햇살이 비껴드는 울창한 대숲을 지나면 계곡의 바윗돌이 조화를 이룬 아담한 계류가 반긴다. 시냇가에 자리 잡은 정자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다. 계곡 안쪽에 붉은 배롱나무를 배경으로 광풍각이 있고 그 뒤로 제월당이 내려보고 섰다. 숲과 계곡, 그리고 정자.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소쇄(瀟灑)가 ‘몸과 마음을 씻어주는 시원함’을 뜻하는 것처럼 소쇄원 한가운데 있자니 물소리, 새소리, 대나무 바람소리로 인해 마음이 청량해지고 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담양의 초록 세상은 상쾌할 뿐 아니라 마음을 정화해준다.







DAMYANG  Information

정자기행

면앙정 잘 알려진 소쇄원이나 식영정으로 바로 가느라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빼놓곤 하지만, 1533년에 초정으로 건립된 이 면앙정에서 당대 호남 제일의 가단으로 꼽히던 ‘면앙정가단’이 이루어졌다. 사문학의 대가인 면앙정 송순(1493~1583)이 중종 28년(1533)에 세운 정자로, 대숲 사이로 오르는 길이 가파라서 마치 ‘하늘로 오르는 길’처럼 보인다.

송강정 송강 정철이 선조 17년(1584)에 지었던 터에 영조 46년(1770)에 후손이 다시 세운 정자. 그는 여기서 식영정을 오가며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같은 수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었다. 정자 정면에 ‘송강정(松江亭)’이라고 새긴 편액이 있고, 측면 처마 밑에는 ‘죽록정(竹綠亭)’이라는 편액이 있다.

명옥헌 소쇄원과 더불어 담양 최고의 원림(苑林)으로 손꼽힌다.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수를 담은 못을 2개 파고 정자를 세웠다. 수백 년 이상 된 배롱나무가 아름답다. 오희도가 자연을 벗삼아 살던 곳으로 아들 오이정이 헌(軒)을 짓고 ‘명옥헌(鳴玉軒)’이라 이름 지었다.

식영정 명종 15년(1560) 김성원(1525~1597)이 스승 임억령을 위하여 지은 정자로 언덕 아래에 김성원이 살던 서하당과 부용정을 새로 지었다. 식영정은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지었던 곳으로, 뒤편에는 수령 수백 년의 노송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산과 계곡

추월산 담양군의 북쪽과 순창군의 경계에 솟은 추월산(해발 731m)은 노령산맥의 줄기에 자리하며 정상은 용추봉이다. 담양읍에서 보면 스님이 누워 있는 형상인데 각종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예부터 명산으로 불렸으며, 추월산난이 자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변에는 군의 최고봉인 병풍산을 비롯해 산성산, 광덕산, 불다산이 연이어 있다. 여름에는 노송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 가족 휴양지로도 제격이다. 추월산에 올라 정상에 가까이 다다르면 깎아지른 듯한 암벽에 사찰 보리암이 자리잡고 있다. 아래서 올려다보면 바위에 걸려 있는 제비집처럼 보이지만 암자에 들어서면 아늑하고 발아래 푸른 송림이 수면처럼 펼쳐진다.

병풍산 노령산맥에 위치한 산 가운데 가장 높은 병풍산(해발 822.2m)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산세에다 북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관계로 담양이 겨울철에 기온이 포근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병풍산 등줄기 양옆으로 무수히 많은 능선 사이에는 골짜기가 99개가 있는데 1개만 빼고 나머지는 항상 물이 흐른다.

용흥사 계곡 담양읍에서 북으로 8㎞쯤 가다 바심재 왼쪽의 용흥리 마을을 지나 2㎞쯤 올라가면 용흥사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담수하는 저수지가 있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용흥사가 있다.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용흥사 계곡은 단풍 나무와 푸른 송림 사이에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있고, 여름에는 담양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광주 등 타지역에서까지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든다.

한재골 계곡이 깊어 큰 가뭄이 아니면 물이 마르지 않고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 또한 맑고 시원해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계곡은 장성 북하면과 경계를 이루는 산 정상에서 발원하여 대아제 저수지까지 1.3km를 구비구비 잇고 완급이 조화된 계곡을 따라 흘러 내리는 물줄기 양편으로 기암괴석과 푸른 송림 등 갖가지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져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담양호 용추봉과 추월산 사이에서 흐르는 물이 바로 담양호다. 영산강 유역개발사업의 하나로 1972년 착공해 4년만인 76년에 장성호·광주호·나주호와 함께 준공했다. 호수 주변에 가마골, 추월산, 담양온천, 금성산성, 송학민속체험박물관 등의 볼거리가 있어 호반유원지로 이용되고 있다. 주변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식당이 있다. 일교차 큰 늦가을 새벽에는 담양호 상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추월산 단풍과 어울려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한국대나무박물관 대나무 공예품으로 유명한 담양에 자리한 대나무 전문 박물관. 박물관에 들어서면 죽제품 천지다. 1층 자료전시실에는 대나무 관련 각종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실물과 판넬로 소개가 되어 있고, 죽제품을 제작하기 위한 도구가 전시돼 있다. 옛날 대나무를 이용한 놀이기구는 동심을 일으켜 정겹게 다가온다. 맞은편 죽물전시실은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죽제품을 전시해 놓은 공간으로 담양 서민의 전통주거와 바구니를 만드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행랑채 처마에 매달아 놓고 닭의 숙소로 사용되던 닭의 별장 격인 닭둥우리가 이채롭다.
2층 죽물생활실에는 대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생활공예품들이 의식주, 농업, 어업, 무기류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고, 특별전시실에서는 198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죽제품경진대회 입상작들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옆 죽종장에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70여 종의 대나무 가운데 64종의 대나무가 심어져 있고, 죽제품 제작 상설체험교실에서는 부채, 팔랑개비, 붓통 등을 직접 실습하며 만들 수 있다.

대나무건강랜드 전국 최초로 대나무 잎으로 만든 죽엽탕을 운영하는 대나무건강랜드는 담양 읍내에 있다. 이곳의 대나무 잎 온천탕은 대나무 잎을 이용하여 고혈압, 노화방지, 중풍, 심장질환, 당뇨, 신경쇠약, 피부 미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산소공급기가 설치되어 있는 대나무산소방은 사방이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대나무의 은은한 향과 상쾌한 산소가 심신을 맑게 해준다.

담양온천 금성산성 입구에 들어선 담양리조트 내 온천으로 대나무에서 추출한 대나무 원액을 첨가한 것이 특징. 온천수는 게르마늄, 황, 칼슘, 리튬이 주성분으로 스트레스에서 오는 두통, 피부병, 관절염, 수술 후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온천탕·죽초액탕·댓잎탕·녹차탕·마사지탕·이벤트탕·대나무숯사우나 등이 마련돼 있다.
온천 뒷편에는 500여 평 규모의 야외 수영장과 유아풀이 있으며 그 옆엔 이국적 분위기의 가족탕도 갖춰 마치 외국의 리조트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담양 버스투어 대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는 죽녹원에서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정원인 소쇄원까지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버스투어는 두 가지 테마로 나뉜다. 테마1(첫째·셋째·다섯째 주)은 ‘가사문학을 꽃피운 정자문화’로, 광주역→소쇄원→한국가사문학관→식영정→명옥헌원림→중식→고려식품, 호정식품→삽재골야생화단지→죽녹원, 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면앙정→ 광주역이며,‘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대나무 신비 속으로’의 테마2(둘째·넷째 주)는 광주역→소쇄원→죽녹원, 관방제림→중식→담양호, 가마골생태공원→대나무건강나라→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한국대나무박물관→광주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시기간 1년 내내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출발장소 광주역 광장
이용요금 1만7000원(중식과 입장료 포함)
예약방법 www.damyang.go.kr, 061- 380 - 3154


먹을거리

담양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는 대통밥과 죽순요리, 떡갈비다. 대통밥에는 오곡에 잣, 밤, 대추, 은행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담양 곳곳에 대통밥을 선보이는 집들이 많다. 매콤하게 무쳐내는 죽순회, 죽순된장국도 별미다. 죽순은 봄철에 캔 다음 냉동보관을 통해 1년 내내 맛볼 수 있다. 한우 갈빗살을 잘게 다진 다음 다시 갈비에 붙여 고소하게 구워낸 떡갈비 맛도 일품이다.


담양 관광 안내
담양군 문화레저관광팀 061-380-3150∼ 4
한국대나무박물관 061-380-3478
한국가사문학관 061-380-3240
가마골생태공원 061-380-3491∼3
죽녹원 061-380-3244∼5
대나무골테마공원 061-383-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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