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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망치는 전문가주의를 벗어던져라

신간 '아마추어'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바야흐로 전문가의 시대다.

뭐가 됐던 석·박사 학위가 없으면 정치, 경제, 사회 어느 영역에서도 명함을 내밀기가 어렵다.

도처에 공인받은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미디어는 쉴새 없이 이들을 비추고, 사람들은 부러워하며 그들의 말을 좇는다.

신간 '아마추어'(한빛비즈 펴냄)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전문가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믿음에 날카롭게 메스를 댄다.

아마추어
아마추어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도시이론가로 알려진 앤디 메리필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서 도시계획과 사회이론에 대한 글을 쓰고 가르친다.

전문가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지만, 실제 통용되는 의미는 다르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능력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사람이 소위 '프로'로 불리는 전문가다.

저자는 이런 전문가들에 의해 우리의 삶이, 세상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뉴욕과 영국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자행된 무책임한 도시계획의 실패 사례들을 통해 이를 확인한다.

전문가는 자기가 하는 일을 생계수단으로만 여긴다. 그래서 흥미를 느끼고 무언가를 탐구하려는 감각이나 호기심이 없다.

누군가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는다는 건 이미 그 분야의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알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전문가는 열린 사고나 탐구심, 자기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부인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단언하며, 절대로 전문화된 영역의 안전지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밖으로 벗어나면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엇도 확신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전문가들의 관심은 안전 추구다. 전문 범위는 줄어들고, 관심 영역은 좁아지며, 지적 호기심은 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대 직업적인 보호막을 거두지 않고, 소수만 아는 난해한 언어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를 추구하며…"

제 밥그릇에만 관심을 두는 지식인, 기관에 빌붙어 양심을 파는 교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짜깁기하는 언론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책은 오늘날 사회에 만연한 전문가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으로 '아마추어'를 제시한다. 아마추어 정신으로 전문가의 폐단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추어(amateur)는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amor)'에서 유래했다. 아마추어는 이윤이나 보상, 승진, 전문적 권위에 연연하지 않고, 단지 어떤 일이 좋아서 즐기기 위해 참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아마추어를 실력이 모자라는 사람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실상 프로와 아마추어의 본질적 차이는 전문성이나 능력 유무가 아니다. 그 일을 하는 동기가 무엇이냐다.

저자는 이런 아마추어 정신을 소유한 사람 중에는 도스토옙스키, 한나 아렌트, 샤를 보들레르, 발터 벤야민, 마샬 버먼, 기 드보로, 이반 일리치, 프란츠 카프카, 제인 제이콥스, 칼 마르크스, 에드워드 사이드 등이 있다고 소개한다.

박준형 옮김. 328쪽. 1만7천원.

abullapi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9/07 06: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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