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네트워크 부족해 힘들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언어나 문화 등이 걸림돌이 되겠지만 처음부터 미국 등 세계시장을 목표로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마이사이먼닷컴과 비컴닷컴의 창업주 마이클 양(50) 씨는 26일 미국 실리콘밸리내 로스알토스힐 자택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창업을 꿈꾸는 한국 젊은이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창업에 강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한 뒤 "한국 기업들이 네트워크 등이 부족해 불리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마이클 양씨와의 일문일답.
-- 근황을 소개해 달라.
▲ 2004년 비컴닷컴을 창업해 경영해 오다 지난 3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그 중간에 넷지오와 드림랏 등 벤처기업도 했지만 생각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마이사이몬닷컴 매각대금이 7억 달러나 되지만 주식교환 형식으로 받은 씨넷 주식 가격이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폭락했다. 또 세금과 기부 등으로 실제 재산은 생각하는 것 만큼 많지 않다.
-- 90년대 말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왕성하게 창업과 경영활동을 했는데 원동력이 무엇인가.
▲ 몸속에 창업 DNA가 있는지 모르겠다. 창업이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 같다. 어떤 기회를 보고 아이디어를 이용하고 기술을 응용해 새 회사를 차린다는 게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기(실리콘밸리)서는 나이가 장애가 되지 않는다. 마이사이먼을 시작할 때 이미 37세였다. 40대, 50대에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 한국에서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도 40대에 명예퇴직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한국에선 창업을 하면 가정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줄 수도 있어 망설이기도 하는데.
▲ 이곳에서는 아이디어만 좋으면 투자를 받을 수 있다. 투자가 성사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된다. 지금까지 창업을 하면서 가정에 재적적인 불안을 줬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투자를 받아 6개월 정도 해보고 안되면 다른 일자리를 찾든지, 다른 창업아이템을 찾아 나서면 된다.
-- 성공과 실패를 여러 차례 한 셈인데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소개한다면.

- '마이사이 몬(MySimon.com)' 창업자 마이클 양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1998년 인터넷 가격비교사이트 '마이사이 몬(MySimon.com)'을 창업한 후 2년 만에 7억 달러(약 8천200억원)에 매각해 화제가 됐던 마이클 양(50. 한국명 양민정) 씨가 26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내 최고급 주택가인 로스알토스 힐에 위치한 자택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2.5.27 nadoo1@yna.co.kr
또 마이사이먼 당시 자금조달을 위해 200곳을 찾아갔으나 195곳에서 거절당했다. 전문 투자가들이 안 된다고 할 때 정말 안 되는 것인가 의심이 들기도 했다.
-- 그런 실패 또는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한 것은 무엇인지.
▲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다. 당시 온라인상거래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소비자들이 쉽게 상품검색을 하고 가격을 비교하는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고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으면 성공할 것으로 믿었다. 동양인으로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 창업과 경영과 관련해 멘토가 있는지.
▲ 특별한 멘토는 없지만 주변에 조언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지난 2년간은 CEO를 상대로 전문적인 조언을 주는 전직 CEO 출신 'CEO코치'의 도움을 받았다. 시간당 400달러나 되지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고 사적인 일까지 들어주고 중립적인 피드백을 준다.
-- 10여년전 닷컴 붕괴 과정을 지켜보셨는데 최근 제2의 버블(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90년말 인터넷 인구가 전세계 5천만명이었지만 현재 20억명으로 늘었다. 되돌아보면 당시 조금 일찍 과열된 것이지만 틀린 것은 아니었다. 현재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이베이, 야후, 아마존 등 인터넷기업들은 엄청난 매출과 이익,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는 주식시장이 과열되지 않아 버블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벤처투자 부분은 투자 받지 말아야 할 아이디어들에도 돈이 들어가고 있어 다소 과열되는 것처럼 보인다.
-- 지난 76년 실리콘밸리로 이민을 와 정착했는데 실리콘밸리의 최고의 장점을 든다면.
▲ 창업자와 벤처투자가가 많고 전세계에서 탁월한 인재들이 많이 모이는 것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자유와 시장경제, 법치가 잘 구현되고 있는 미국 내에 있다는 것이 더 큰 장점이다. 화창한 날씨로 살기가 좋고 하이테크 산업이 오래 전부터 발달하면서 만들어진 토양 등이 모두 실리콘밸리의 토대가 됐다.

- '마이사이 몬(MySimon.com)' 창업자 마이클 양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1998년 인터넷 가격비교사이트 '마이사이 몬(MySimon.com)'을 창업한 후 2년 만에 7억 달러(약 8천200억원)에 매각해 화제가 됐던 마이클 양(50. 한국명 양민정) 씨가 26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내 최고급 주택가인 로스알토스 힐에 위치한 자택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2.5.27 nadoo1@yna.co.kr
▲ 초고속 인터넷으로 통칭되는 브로드밴드(광대역 네트워크)가 당시 1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80∼90%에 이르고 모바일 혁명 등 획기적인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이뤄지면서 혁신의 메카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다.
-- 최근 한국에도 창업 바람이 불고 있지만 장애가 많다는 지적들이 있다. 또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 네이버, 다음 등 벤처기업들이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이 작고 경쟁이 치열해 미국처럼 큰 기업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의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기업들을 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처럼 실패하더라도 관용을 베풀고 제2, 제3의 기회를 주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 최근 한국에도 창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이 걸림돌이 되겠지만 일단 처음부터 미국시장을 목표로 창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최근 이스라엘의 벤처기업가들이 성공하는 예가 많아 연구해 봤다. 이들은 영어구사력이 뛰어나고 서구문화에 익숙하다. 이것이 기본이다. 또 자국시장이 작으니까 처음부터 미국을 목표로 창업을 한다. 정신력도 매우 강한데 모두 군대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만큼 생존본능이 강하다는 것이다. 과학과 수학, 공학 중심의 우수한 대학들이 많고 사회에서 인정도 받는다. 마지막으로 미국 내 유대인 네트워크가 엄청나게 강하다. 벤처캐피털과 미디어, 성공한 기업가가 많아 미국 창업 시 많은 도움을 받는다.
물론 이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이뤄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년전보다 영어교육이 상당히 진전됐고 미국 내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코리안 아메리칸)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 한국에서 창업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을 도울 계획이 있는지.
▲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참신하고 잠재력을 가진 한국 벤처기업들에 엔젤투자를 하면서 도와주는 방안에 관심이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5/27 08:00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