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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美 대학 제자들과 한국탐방 유세미 교수

미국 대학교 제자들과 함께 한예종 방문한 유세미 교수. <<사진 한예종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미국 대학 교수가 미국인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을 방문해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예종 영상원 1기 출신으로 현재 미국 버니지아 코먼웰스대학교 미술대학 종신교수인 유세미(41) 씨는 미국인 제자 5명을 데리고 지난달 23일 한국을 찾았다.

유 교수는 3주간 일정으로 학생들과 함께 한예종 석관동 캠퍼스 등지의 서울 곳곳을 누비며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여기서 배우고 느낀 것을 퍼포먼스 형식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교의 방학기간 해외 탐방 프로그램은 교수가 학교에 프로그램을 제안하면 학교 측이 교수의 활동비와 학생들의 해외체류비용을 장학금 형식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 교수는 연합뉴스 기자와 인터뷰에서 "여름학기 수업이 너무 수동적인 관광투어 형식으로 이뤄지는 게 싫었다"며 "학생들이 그 도시와 문화를 제대로 체험하고 퍼포먼스를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고 이 수업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마침 미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시기여서 한국에서 진행하는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요즘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어요. 우리 과에서는 학과장이 한국말을 배워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요. 교수들은 오징어덮밥이나 냉면을 시켜 먹고 냄새를 풍기고, 김치고 뭐고 다 사무실로 가져와서 먹는 정도예요. 학생들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고요."

유 교수는 2008년 종신교수 지위를 따기 전까지는 연구성과를 쌓느라 여름학기 수업을 진행할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해외 수업이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등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는데 한국만 없었어요. 우리 학교가 상하이 푸단대학과 자매결연을 해서 관계가 아주 돈독한데, 샘이 조금 나기도 했고요(웃음). 그동안 연구에 시간을 쏟느라 해외 수업을 할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 교수는 한예종 졸업 이후 13년 만에 푸른 눈의 제자들을 데리고 모교를 방문하게 됐다.

유 교수는 한예종이 낳은 세계적인 인재다.

1995년 영상원 개원과 함께 영상디자인과(현 멀티미디어영상과) 1기로 입학해 3D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1999년 졸업, 그 해 미국 카네기멜론대 장학생으로 선정돼 '가상 인형극(virtual pupptery: 3D interactive performance)'으로 석사과정을 밟았다.

카네기멜론 대학원 시절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학생부문 대상을 받아 석사과정 학생임에도 미국 4개 대학과 한국 1개 대학에서 교수 제의를 받았고 만 30세인 2002년 미국의 미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 버지니아 코먼웰스대학교에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2008년에는 테뉴어(종신연구제)를 따 평생 재직을 보장받았다.

한예종 영상원 예술사(학사학위) 출신으로 외국 대학 전임교수로 임용되기는 유 교수가 처음이다.

"한예종을 다니면서 친구들과 꾼 꿈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것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어요.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으로 만든 것이 인간을 위한 기술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질문들을 놓고 친구들과 고민하고 그런 길로 가겠다는 꿈을 꿨거든요. MIT나 카네기멜론에 가보니 우리의 고민이 그들보다 뒤지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그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거죠. 후배들도 그런 꿈을 많이 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 교수가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쌓은 연구성과도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3D 가상 애니메이션을 치유 쪽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연구했습니다. '아바타'처럼 가상의 몸을 이용해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나 고통을 풀어놓고 치유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는 거죠. 사회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힘든 사람들, 억압된 사람들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노인들이 가상의 몸을 이용해서 스스로의 기억을 회상하고 말할 기회를 주고 싶어요. 그런 생각에 대해 글을 많이 쓰다 보니 하나의 제안이 돼서 여러 단체의 관심과 지원을 받게 됐죠. 이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함께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mi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8/10 06: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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