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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나전향상 볼수록 섬세하고 매력적"

일본 인간문화재 "묘금 기법으로 회화적 요소 표현"
국립중앙박물관, 12월 대고려전 위해 재현품 제작

고려나전향상을 살펴보는 무로세 가즈미 일본공예회 부이사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고려나전향상'(高麗螺鈿香箱, 이하 나전향상)이란 귀한 유물이 있다.

나전(螺鈿·조개껍데기를 표면에 감입하는 기법)과 묘금(描金·금을 입혀 장식하는 기법)으로 버드나무와 새를 표현한 향 상자로,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 20여 점 중에서도 장식 기법이 아름다운 유물로 꼽힌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신인 이왕가박물관은 고려 고분에서 출토된 나전향상을 1910년 일본인 아오키(靑木)로부터 구매했고, 이 유물은 1929년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에 사진이 실렸다. 그러나 매우 약했던 나전향상은 불행하게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700여 개 조각으로 분리됐다.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고려나전향상.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현대 기술로는 나전향상 결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박물관이 12월 개막하는 대고려전을 앞두고 무형문화재 칠장 보유자에게 의뢰해 나전향상 재현품 제작에 착수했다.

일본 목칠공예 전문가로 무형문화재 '마키에'(蒔繪·금가루나 은가루로 칠기 표면에 무늬를 놓는 공예) 보유자인 무로세 가즈미(室瀨和美) 일본공예회 부이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약 10년 만에 다시 나전향상을 봤는데, 볼수록 섬세하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무로세 부이사장은 박물관이 2007∼2008년 추진한 한일 나전향상 공동 연구에 참여했고, 이번에는 재현품 제작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나전향상은 파손됐어도 매우 신경 써서 만든 견고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느껴진다"고 감탄하며 "나전에 묘금을 접목한 사례가 많지 않은데, 나전향상은 묘금 기법으로 회화적 요소를 표현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 나전칠기는 사례가 너무 적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나전향상을 보면 고려 공예기술 수준이 얼마나 높았나 실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무로세 부이사장은 10여 년 전만 해도 한데 모아 보관한 나전향상 조각을 박물관이 부위별로 분류한 것을 큰 성과로 꼽고는 "나전향상을 전체적으로 조명하고,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나전향상과 같은 유물은 조사를 거듭하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유물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로세 가즈미 일본공예회 부이사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무로세 부이사장은 재현품 제작이 나전향상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조사는 결론을 내지 않고 추정 단계에서 마무리할 수 있지만, 작품을 만들려면 여러 정보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당시 기술과 재료를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며, 남은 유물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뽑아내 재현품 제작에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나전향상을 수개월 만에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전체적으로 형태를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제대로 재현하려면 몇 년은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로세 부이사장은 "나전향상은 그림과는 달라서 입체적인 작품"이라며 "크기와 두께가 다양한 재료를 다듬고 조합하는 작업과 나전과 묘금으로 장식하는 작업이 모두 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재는 국경을 넘어 세계가 공유하는 재산입니다. 나전향상 재현품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두루 듣고 만들면 좋겠습니다. 또 이번에 축적한 기술을 후대에 전승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무형문화재 전승은 우리 사명이자 임무입니다."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4 15: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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