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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앞둔 대학생 '등록금 전쟁' 천태만상>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홍민아 인턴기자 = "하루 반나절을 꼬박 서서 일하는데도 다음 학기 등록금을 아직 못 냈어요."
강원도 내 대학 대부분이 오는 29일 개강을 앞둔 가운데 아직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학생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반값 등록금' 요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밀려든 등록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전선에 내몰리거나 아예 학교를 떠나고 있다.

   실제로 한림대학교와 강원대학교는 각각 19일과 26일로 1차 등록금 마감을 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아직 등록을 못 한 상태다.

   미등록 학생들은 추가로 예정된 등록금 마감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개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불철주야' 노동전선으로 투입되는 상황.

   도내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문모(25)씨는 "한 달 동안 하루 11시간씩 쉬는 날 없이 주차요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하루에 점심 한 끼만 먹어가며 일하지만 시간당 4천450원을 받는 아르바이트로는 한 학기 등록금 440만원의 반도 못 채워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은 문씨의 경우 대학생이 된 후 대형 마트, 생선가게, 음식점, 터미널 매점 등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겨우 마련해왔지만, 자꾸만 올라가는 '등록금 폭탄'에 대학에 대한 불신만 쌓여가고 있다.

   그는 "대학 측에서는 여러 장학 제도로 학생들이 혜택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는 학생들은 극소수"라며 "방학 내내 일을 해 등록금을 마련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나중에 취업한다는 보장도 없으니 대학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립대에 비해 등록금이 다소 저렴한 국립대에 다니는 학생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도내 한 국립대에 재학 중인 황모(23)씨는 "철원에 있는 파프리카 공장에서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8시간 동안 서서 일하고 있다"며 "방학 때 휴가 한번 못 가고 아르바이트를 해 겨우 등록금 절반가량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계절학기에 낮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새벽에는 시간당 4천700원짜리 고깃집 아르바이트 생활을 함께 해왔다.

   그는 "학기 중에는 물론이고 방학 때마다 다음 학기 등록금 걱정을 하면서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 공사장 막노동을 하거나 농가에서 하루 100t 사료배달 일을 한다"며 "학업보다는 등록금을 채우기 위한 학교생활이 되어 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등록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정든 학교를 떠나 유학길을 선택한 학생들도 부지기수다.

   대학생 이모(25)씨는 휴학을 하고 지난달부터 경기도 평택의 한 의자 공장에서 한 달에 200만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호주 유학자금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한 학기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구하려 몇 년째 학업과 일을 병행해왔다"며 "어차피 이렇게 고생을 할 바에는 좀 더 고생하는 셈 치고 외국 유학을 가는 게 낫겠다 싶어 힘들게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캐나다로 유학길에 오르는 대학생 이모(23)씨는 고민 끝에 학교에 아예 자퇴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씨는 "비싼 등록금에 전공도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를 결심했다"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올해 강원도내 대학교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립대의 경우 적게는 319만원에서 많게는 449만원 가량이지만 사립대의 경우 적게는 738만원에서 많게는 862만원에 달한다.

   ha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26 16: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