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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녀'는 죄인인가…'못생긴 여자의 역사'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아름답지 않은, 추한 외모를 지닌 사람은 죄인 취급을 받는다. 그 대상이 여성이라면 그 잣대는 더욱 엄격하다.

여성들은 이에 맞서 오랫동안 투쟁했다. 그러나 여전히 태어나면서 아름다워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그동안 추함은 혐오스럽고 불편한 영역에 속했고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많지 않았다.

프랑스 사회학자 클로딘느 사게르의 '못생긴 여자의 역사'(호밀밭 펴냄)는 추함의 역사, 그중에서도 여성의 외모를 둘러싼 혐오와 권력관계를 정면으로 파고든다.

저자는 "추함은 개인을 위축시키고 소외시키며 집요하게 괴롭히고 많은 자유를 앗아간다"며 "그런데 마치 스스로가 그런 불운을 만들어낸 것처럼 추함은 개인을 죄인으로 만든다"고 비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여성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추한 존재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외치는 데서 끝나는 평범한 페미니즘 도서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르네상스 시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크게 세 시기로 나눠 '추함의 계보'를 들여다본다.

르네상스 시대까지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허약하며 지적·도덕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여겨졌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이 역시 외양일 뿐 존재 자체를 아름답다고 본 것은 아니었다.

근대에 들어서는 여성의 추함이 자기 관리 소홀, 무절제, 부도덕함을 의미하는 개념이 됐다. 사회는 노처녀나 독신 여성에게 그 누구도 유혹할 수 없을 만큼 못났거나 결혼이나 임신을 하지 않으려는 반도덕적인 존재라고 나무랐다.

현대에는 여성이 추한 외모의 책임자가 됐다. 요즘 여성이 열등하다는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는 거센 비난을 받게 된다.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시대도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몸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화장품 산업은 발전하고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성형수술을 한다.

저자는 "여성은 오롯한 존재로 인정받게 됐지만 외양이라는 또 다른 폭군의 지배 아래로 들어가게 된다"며 "외모가 추하면 온전히 여성으로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룬 성취에 대한 평가마저 절하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남성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만들었다며 가톨릭 사제, 철학자, 작가, 의사 등 사회 주류 남성들이 여성 혐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규정된 여성의 추함에 대해 짚어보면서 "과연 시대가 정말로 달라졌는가"라고 묻는다.

김미진 옮김. 364쪽. 1만5천800원.

doub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6/14 15: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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