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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7년만 우승에 울먹…"한국팬 여러분 감사해요"

데뷔 211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 또 158번째 대회에서 2승

우승컵 들어 올린 케빈 나[AP=연합뉴스]
우승컵 들어 올린 케빈 나[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골프 신동'에게 우승컵은 늘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왔다.

재미교포 케빈 나(35)는 9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TPC(파70·7천28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 '신들린 퍼팅'으로 6타를 줄인 케빈 나는 최종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1년 10월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지 7년 만에 157전 158기로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그 사이 케빈 나는 올해 제네시스 오픈 공동 2위 등 총 6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문턱까지 가고도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첫 우승을 맛볼 때도 그랬다.

2003년 PGA 투어 Q스쿨을 졸업하고 2004년 투어에 본격 데뷔한 케빈 나는 7년 10개월 동안 준우승만 3번 하는 등 '210전 211기' 끝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케빈 나는 밀리터리 트리뷰트 우승 직후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조만간 다시 우승하기를 바라왔다. 우승 가까이에 정말 많이 갔어도 수차례 실패했다"고 떠올렸다.

천신만고 끝에 감격스러운 두 번째 우승을 이룬 케빈 나는 "놀라운 기분"이라며 "TV에서 나의 기록을 봤는데, 우승 후 가장 많은 경기를 한 선수라고 하더라. 나는 언제나 경기장에 있었고, 정말 여러 번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첫 우승까지 거의 8년이 걸렸다. 친구들에게 다음 우승까지 또 8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7년이 걸렸다"며 농담도 했다.

우승 확정 후 캐디와 기쁨 나누는 케빈 나[AP=연합뉴스]
우승 확정 후 캐디와 기쁨 나누는 케빈 나[AP=연합뉴스]

케빈 나를 어릴 때부터 봐온 사람들은 그가 골프 재능과 비교해 유독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는 것을 더욱 잘 알고 있다.

1983년 9월 15일 서울에서 태어난 케빈 나는 8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했다.

9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케빈 나는 미국에서 '주니어 최강'으로 성장했다.

12세 때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고, 1999년과 2000년에는 타이거 우즈가 1991년 우승을 차지했던 로스앤젤레스시티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했다.

2001년에는 PGA 투어 뷰익오픈 월요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획득, 당시 49년 역사를 자랑하던 뷰익오픈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당시 정상급 프로 선수들을 지도하던 스윙 코치 부치 하먼이 주니어 선수이던 케빈 나를 특별히 제자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일찌감치 케빈 나의 재능을 전해 듣고 꾸준한 응원을 보내왔다. 한국에서는 케빈 나보다 '나상욱'이라는 한국 이름을 더 친숙하게 느끼는 팬들도 많다.

케빈 나는 이번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를 하다가 한국말로 울먹이며 "한국 팬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우승해서 기쁩니다.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이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깜짝 한국어 소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승을 확신하고 마지막 18번홀 그린을 향해 걸어가면서 중계 카메라를 향해 아내와 딸에게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던 케빈 나는 "두 번째 트로피를 받아서 좋다. 아름다운 트로피다. 집에 가져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기뻐했다.

abb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7/09 08: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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