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lLrfVFra5Ms]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수사기관의 위법한 수사로 억울하게 살인범이 된 10대 소년 조현우(강하늘)가 한탕주의 속물 변호사 이준영(정우)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누명을 벗기 위해 힘을 합칩니다.

16일 개봉하는 영화 재심은 2008년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입니다. "3번째 작품인 재심이 가장 떨린다"고 한 김태윤 감독은 전작인 '용의자 X', '또 하나의 약속'에 이어 이번에도 '사회정의 구현'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재심' [오퍼스픽처스 제공]

재심을 보면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입니다.

잔뜩 날 선 현우와 능청스런 준영이 절묘하게 어울리며 브로맨스 케미를 발산합니다. 맹인 노모 '순임' 역으로 강하늘과 감정선 짙은 '모자(母子) 케미'를 선보인 베테랑 배우 김해숙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순임이 고요한 갯벌에서 변화하는 현우의 모습에 감동해서 아들의 얼굴을 더듬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경영이 연기한 법무법인 테미스의 대표변호사 구필호 역시 흥미롭습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다분히 정치적인 경영자이면서도 지나가듯 비치는 인간적인 망설임으로 짧은 출연량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재심' [오퍼스픽처스 제공]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제외하고 영화를 평가한다면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주제의식에 비해 '지나치게 산뜻한' 극 전개방식이 상투적인 느낌을 줍니다.

형기까지 만료된 살인사건은 재심 승소율이 매우 희박한데 영화에서 변호사 준영은 너무 쉽게 사건을 수임합니다. 공판 과정에서도 의뢰인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법한데 그렇지 않았고, 상당히 수월하게 증거와 증인을 확보하는 것도 현실감을 떨어뜨립니다.

변호인이 사건을 맡고 변론을 준비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내면적인 갈등을 좀 더 디테일하게 연출했으면 실화가 지닌 깊이를 담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심' [오퍼스픽처스 제공]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겠지만, 법정물을 보는 묘미는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는 과정이 아닐까요. 회색 모래밭에서 검은 모래 알갱이와 흰 모래 알갱이를 열심히 구분해보지만, 일부는 도무지 흑인지 백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 고민스러우면서도 더욱 몰두하게 되는 느낌. 재심이 관객들에게 이러한 소중한 고민을 좀 더 허락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에서도 느꼈습니다만, 정의와 부정의의 대비가 지나치게 뚜렷한 권선징악형 단죄는 관객에게 응보 실현의 순간적인 기쁨을 주지만, 지속성 있는 여운을 남기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재심을 보고 나면 '잘 해결돼서 다행이다'라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실화가 주는 덤인 듯합니다. 베테랑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와 선명한 주제의식을 담고자 한 김태윤 감독의 노력이 충분한 보상을 받기를 바랍니다.

'재심' [오퍼스픽처스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04 10: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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