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너건 감독의 인문학적 색채…탄탄한 각본에 실력파 연기진

[https://youtu.be/Bq7TnLSSpTc]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이하 맨체스터)를 이해하려면 먼저 케네스 로너건 감독을 탐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너건은 연출자로서나 각본가로서나 골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맨체스터', '마가렛' 등 필모그라피에서 꾸준히 보여준 특유의 현실묘사 방식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소년기부터 문장가이던 로너건은 1996년에 연극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1999년 '애널라이즈 디스'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온전히 전향했는데요. 그 덕에 조그만 갈등 하나, 대사 하나에도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 그가 연출로 발을 넓히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겠지요. 이후 '갱스 오브 뉴욕', '유 캔 카운트 온 미' 등으로 연출자로서의 명성도 손에 넣었습니다.

[아이아스플러스 제공]

영화 멘체스터는 전체적으로 약간의 유머를 제외하면 잔잔하고 고즈넉하게 흘러갑니다.

미국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 겸 잡역부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어느 날 형 '조'(카일 챈들러)가 심부전증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인 맨체스터로 향합니다. 하지만 결국 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조카인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으로 자신이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혼란에 빠진 리는 조카와 함께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친구와 집을 떠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합니다. 한편 전 부인 '랜디'(미셸 윌리엄스)에게서 연락이 오면서 리는 하나둘씩 떠오르는 옛 기억들로 인해 서서히 내면의 아픔과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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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너건의 각본은 주제 설정이나 갈등 구조 등에서 상당히 인문학적인 성향을 보여주는데, 느릿한 스토리 전개와 함께 호불호가 갈리면서 아카데미 각본상에 번번이 노미네이트되는 데 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맨체스터 전반에서 로너건은 인물의 심리변화와 갈등 상황을 아주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진하게 졸여나갑니다. 주변의 상황과 함께 때로는 엿보듯이 때로는 현장에 동행하듯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합니다.

예컨대, 리가 투병 중인 형을 보러 고향인 맨체스터로 떠나기 전 서두부터 그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관리인으로 있는 아파트의 주민과의 모든 대화를 보여줍니다. 심지어 관객은 아파트 주민들 각각의 집안 사정까지 듣는 노고를 떠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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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섬세한 연출법에 인문학적 주제의식이 더해지면서 완성도 높은 각본이 짜입니다. 특히, 리를 연기한 케이시 애플렉처럼 우수한 배우진을 만나면 맨체스터처럼 탄탄한 작품이 탄생합니다. 맨체스터는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74회 골든글로브에서는 애플렉이 남우주연상을 받았지요.

다만 이러한 슬로우 페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중간에 감정선을 놓치고 지루한 137분을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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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미셸 윌리엄스는 현지 인터뷰에서 맨체스터가 로너건 감독의 성격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는 영화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로너건은 어딘가 외롭고 관조자의 앵글에서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덕에 맨체스터는 상실과 화합, 휴머니즘의 미학을 통해 마치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를 로너건 버전으로 풀어낸 듯한 느낌을 줍니다. 15일 국내 개봉.

[아이아스플러스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07 19: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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