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환 기자 = 혼란스러운 나라 사정에 마음마저 움츠러들었던 겨울의 끝자락. 봄 햇살의 나른함과 푸른 잎을 두른 꽃망울이 유난히 기다려지는 때다. 오는 봄이 더디게 느껴지면 한바탕 웃음으로 마음의 기지개를 먼저 켜보는 건 어떨까. [리뷰] '수녀들의 화끈한 입담'…뮤지컬 '넌센스2' [통통영상] [https://youtu.be/ZVgN216mNMU]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뮤지컬 '넌센스2'가 더 새로워진 이야기로 무대 위에 올랐다. '넌센스2'는 '넌센스' 시리즈의 원작자 단 고긴(Dan Goggin)의 작품으로 배우 박해미가 연출을 맡아 거의 새로운 이야기로 바꿨다. 여기에 개그우먼 조혜련, 방송인 박슬기, 쥬얼리 출신 김예원, SBS TV 프로그램 'K팝 스타' 출신 가수 이미쉘 등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들을 대거 캐스팅해 눈길을 끈다.

감사 콘서트를 벌이고 있는 '호보켄 수녀원'에 '프란체스코회' 수녀들이 들이닥치면서 일대 소동이 벌어지는 것으로 작품은 시작한다. 프란체스코회 수녀들은 기억을 잃고 호보켄 수녀원에 있는 '엠네지아' 수녀가 자기네 소속이라며 데려가겠다는 것. 엠네지아를 보내지 않으려면 '컨츄리 콘테스트'에서 엠네지아가 받은 우승 상금을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상금은 얼마 전 사고를 당한 수녀들의 장례비로 써버리고 반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호보켄 수녀들은 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묘책을 떠올리던 중 엠네지아가 판도를 바꿀 중요한 기억을 되찾게 된다. 과연 호보켄 수녀들은 엠네지아 수녀를 지켜낼 수 있을까.

넌센스2가 한층 더 밝고 유쾌해진 느낌이다. 국내 정서와 조금은 동떨어져 이해하기 어려웠던 원작의 이야기를 최대한 삭제하고 '국정농단'과 인기 드라마 '도깨비' 등과 같은 국내 이슈들을 섞었다. 관객이 쉽게 공감하고 웃을 수 있도록 한 배려로 보인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등을 사용해 단조로웠던 기존음악을 과감히 버리고 록 음악과 어우러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해 극의 화려함과 경쾌함을 더했다.

더욱 넓어진 무대도 눈길을 끈다. 주로 대학로극장 등지에서 펼쳐져 조금은 조잡스럽던 무대는 이번 시즌만큼은 대형극장인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으로 옮겨져 세련되고 말끔한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작품의 관람 포인트는 풍성한 볼거리와 웃음이다. 다섯 명의 수녀가 펼치는 안무는 여느 시리즈보다 화려하고 강렬하다. 배우들의 솔로 무대는 작품의 꽃. 발레리나 출신인 '메리 레오' 수녀의 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와 시골 촌뜨기 출신 엠네지아 수녀의 복화술 공연 등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는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뮤지컬 배우로서 첫 무대에 오른 조혜련은 드라마 '도깨비' 패러디 등 특유의 웃음코드로 관객들을 폭소하게 한다.

하지만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력에서는 부족한 점도 엿보인다. 개그우먼으로 뮤지컬에 첫발을 내디딘 조혜련은 그렇다고 해도 극 중 '컨츄리 콘테스트' 우승자인 엠네지아의 가창력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 대사의 양이 많다 보니 일부분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줄거리도 다소 헐겁게 느껴진다.

연출을 맡은 박해미 역시 이런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17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배우들의 연습 기간이 짧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그렇지만 캐릭터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고 재미있어 더 나아질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 내내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으로 '넌센스'만한 작품이 없다. 수녀들의 입담과 재치에 폭소하다 보면 난관을 극복하려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게 된다. 유난히 매섭던 겨울도 다가오는 봄은 막지 못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작품은 오는 3월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kk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24 18: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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