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원의 무비부비☆] '파도가 지나간 자리' 리뷰[https://youtu.be/OlQUI2zh10k]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어머니의 따뜻한 포옹 같은 영화입니다. 용서할 수 없어 고통스러운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이지요. 영화는 사랑과 운명, 진실이라는 세 메시지를 '용서'라는 키워드로 귀결함으로써 전통 멜로드라마의 완결성을 이룹니다.

등장인물 중에 악인이 없습니다. 그들의 본성은 선하지만 때로는 힘겨운 운명 앞에 잘못된 선택을 할 뿐이지요. 진실이 드러난 후에는 오직 용서만이 진정한 치유제가 될 수 있습니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 [그린나래 미디어 제공]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톰'(마이클 패스벤더)은 전쟁의 상처로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마음을 열게 되면서, 톰은 마음속 상처가 그녀와의 사랑으로 치유되어 가는 것을 느낍니다. 둘은 섬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하지만, 두 번의 유산 끝에 상심에 빠집니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어느 날 톰은 파도에 떠내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완벽한 가정을 이룹니다. 그러나 수년 후 아이의 친모인 '한나'(레이첼 와이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세 사람은 가혹한 운명과 마주하게 됩니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 [그린나래 미디어 제공]

감독 겸 각본을 맡은 데릭 시엔프랜스는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에 인간관계와 가족애에 대한 통찰과 인문적인 깊이를 더해왔습니다. 전작 로맨스 영화 '블루 발렌타인'에서는 무너지는 결혼생활을 색다른 각도로 담아냈고, 범죄드라마 영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에서는 은행 강도 이야기 안에 부자간의 사랑을 심도 있게 표현했습니다.

이렇듯 도덕적인 주제가 고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단단한 구성과 적절한 완급조절, 그리고 영상미 덕분이겠지요.

'파도가 지나간 자리' [그린나래 미디어 제공]

'파도가 지나간 자리'의 원작은 호주의 여류 소설가 M. L. 스테드먼의 '바다 사이 등대'입니다.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높게 인정받아 미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소설입니다. 검증된 스토리에 좋은 각색이 더해져 안정적인 구성으로 거듭난 것으로 보입니다.

시엔프랜스 감독은 스테드먼의 소설을 각색하면서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영화와 문학은 당연히 핵심적인 차이가 있고, 그중 하나가 시간의 작동 방식'이라며 스토리 전개의 완급조절, 특히 비밀과 폭로의 순간을 다르게 다루는데 특히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제작된 영화를 처음 감상한 스테드먼은 자신의 뜻이 이해받았다는 느낌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 [그린나래 미디어 제공]

압도적인 영상미 역시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또, 때로는 광풍이 휘몰아치고 때로는 슬프도록 고요한 바닷가는 인물들이 곧 처할 상황을 암시하는 복선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도덕론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관객에게 물음표를 던집니다. 덕분에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어느 쪽이 옳은지 고민해 보는 것도 이 작품의 묘미로 남는 것 같습니다.

3월 8일 개봉.

'파도가 지나간 자리' 포스터 [그린나래 미디어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03 15: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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