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로 영역 넓히고, 방송인 모습 많이 보여드릴 것"
"섹시 이미지 싫었는데 이젠 좋아…'난 살아있다'는 의미"

[https://youtu.be/9h8YsqDwwiw]

(서울=연합뉴스) 손미정 정주원 기자 = "이제 더는 숨길 것도 없어요."

한은정은 데뷔 초반부터 확실한 이미지를 갖고 출발한 배우다. 건강미가 돋보이는 섹시함, 성숙함, 진중함은 그간의 작품들이 말해 준 한은정의 모습이다. 철벽일 것 같던 한은정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은정은 요즘 예능에 한껏 물이 올랐다. 털털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던 리얼리티 예능 '발칙한 동거'는 정규프로그램이 됐고, JTBC '아는 형님' 출연에서는 그가 가진 의외의 예능감이 화제가 됐다. 진짜 한은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시작한 예능 출연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예능 대세'란 이야기도 듣는다고 한다.

배우로서,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를 연합뉴스 공감스튜디오에 초대했다. 와인을 마시며 기자와 나눈 '취중토크'는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졌다.

"저에 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쟤는 어떨 것이다, 밖에도 안 나갈 것이다, 말도 안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죠. 조금은 (실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에 하기는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죠."

가상의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 '가식적'이라는 오해가 생기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은정은 "어쨌든 시대는 계속 바뀌고 가식적인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 자신도 연기자인데 너무 예능에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간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존재감도 탄탄히 다져온 그다. 드라마 '서울 1945', '구미호 여우누이뎐'으로 연기자상도 받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능에서 보여주는 진짜 한은정의 모습은 결국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과 맞닿아 있었다.

"제가 예능에서 보여주고 있는 제 진짜 모습으로 결국엔 작품을 해야 해요. 캐릭터 적으로 실제 성격이 부각되는 것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아요."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해 연기생활을 한 지 20여 년이 됐다.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을 연기해왔지만, 여전히 한은정에게는 '섹시한 배우'란 이미지가 남아있다. 작품 속 캐릭터가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돼서다. 몸매가 부각되는 여러 편의 광고도 한몫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그런 사람 아니라고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잖아요." 여배우가 캐릭터를 바꾸기 위해서는 더욱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섹시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그 작품이 시청률이 잘 나왔다고 하면 그 사람은 섹시한 사람으로 굳혀지는 거에요. 다른 이미지로 바꾸려면 너무 힘든 과정이 필요하죠. 남배우들은 남자다운 모습이 기본인데 여배우는 콘셉트가 악역부터 섹시한 것, 사랑스러운 것 등 많잖아요. 뭔가 여배우들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예전엔 대중들이 자신의 몸매에 주목하는 것도 싫었다고 했다. 외모에만 관심이 치중돼 정작 내면의 진짜 모습이 감춰지는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몸매가 예쁜 배우'라는 말이 듣기 좋다. '한은정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에서다.

"너무 저의 외적인 모습만 주목하는 게 연기자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관련된 광고나 작품도 다 끊은 적도 있고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제 나이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예전에는 싫었다가 요즘 다시 좋아지는 그런 단계에요."

와인잔이 비어가면서 여자들의 진짜 수다가 시작됐다. 시작은 살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묻는 말에 "슬프지만 없다"던 그가 갑자기 '쇼핑' 이야기를 꺼내면서였다. 잔잔했던 스튜디오가 "역시 쇼핑이 최고"라는 '예찬'과 함께 시끌벅적해졌다.

"돈을 벌어서 제가 사고 싶은 걸 막 살 때, 그럴 때는 사실 좀 기뻐요. 지갑을 탁탁 여는 재미, 이런 거로 쇼핑하는 거잖아요. 쓸 때는 또 시원하게 쓰거든요(웃음)."

쇼핑에 관한 한판 수다가 지나가자 자연스럽게 이상형 이야기가 안주 상에 올랐다. "굳이 이야기하라고 하면 전 진중한 사람이 좋아요. 여자들은 마음이 넓고 그런 사람을 좋아하죠." 나이를 먹으면서 상대방의 '나이'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연하라고 하면 괜찮을까 했는데 요즘에는 연상연하도 괜찮은 것 같다"며 "요즘에는 연하도 좀 눈여겨보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로서, 방송인으로서 그리고 여자로서의 한은정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이고, 예능은 한 곳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 때문이다.

"한 곳에만 딱 이렇게 머물지 않고 MC도 하고 싶고 예능인으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열심히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앞으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까 예전 모습 지우개로 다 지워주시고 새로운 모습 많이 기대해주세요." (촬영 : 김태호 전석우 기자)

balme@yna.co.kr,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02 12: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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