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는 '詩'…씩씩한 구실이한테 배워요"

(서울=연합뉴스) 손미정 기자 = 웹드라마 '오구실'의 여주인공 오구실은 30대를 걸어가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캐릭터다. 나의 하루와 똑 닮은 오구실의 일상을 지켜보면 '다들 그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안도감마저 피어오른다.

"오구실이 좋은 이유는 저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로도 조금 더 자리 잡고 성장해나가고 싶은 포지션에 있는 것 같고, 사랑도 좀 결실을 보아서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도 있거든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벌어지는 변화들, 그 안에서 삐걱대기도 하고 가끔은 꿋꿋이 일어서기도 하는 오구실에게는 드라마 시즌 1, 2 합계 누적조회 수 1,200만을 끌어낸 '공감의 힘'이 있다.

시즌3로 돌아온 웹드라마 '오구실'에서 오구실을 연기한 배우 이채은

10개월의 기다림 끝에 오구실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왠지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4월의 봄, 오구실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이채은(36)을 연합뉴스 공감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지난 2005년 영화 '빨간나비'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한 이채은은 독립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지금까지 찍은 독립영화만 수십 편이 넘는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독립영화 외에도 '찌라시', '오피스' 등 상업영화와 '프로듀사', '낭만닥터 김사부' 등 드라마를 통해서도 점차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https://youtu.be/8Mnria44Lmo]

"지금까지 까칠하고 못된 역할들을 많이 해왔어요. 오구실은 되게 곰 같은 사람이잖아요. 두 가지가 정말 다른 캐릭터인데 다행히 모두 잘 맞나 봐요(웃음)."

이채은이 오구실을 만난 것은 11년 차 배우로 활동하던 지난 2015년이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라'라는 주문이 담겨 있지 않았던 시나리오를 받아든 그는 이채은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오구실을 3년째 연기하고 있다.

"애초에 오구실이라는 캐릭터가 뭔가 정형화돼 있어서 '이런 배역입니다'라고 받은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캐릭터를 표현할 때 저의 솔직한 표현들을 많이 사용한 것 같아요. 처음엔 나를 너무 많이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했어요."

배우 이채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연기 내공을 쌓았지만, 웹드라마라는 포맷은 처음이었다. 그는 웹드라마를 '시'에 비유했다. 이채은은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연기가 소설이라면 웹드라마는 시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며 "표현이 단순화돼 있어서 만화 같기도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채은은 오구실과 같은 30대다. 이채은은 연기자고 오구실은 회사의 팀장이다. 같은 세대, 하지만 다른 인생을 사는 오구실을 연기하는 이채은은 오구실 그 자체이면서 한편으로는 오구실에게 '배우면서' 살고 있다.

"구실이는 직장에서 자리를 잘 잡은 여성이고, 집도 있고 차도 있잖아요. 남자친구가 없는데 그마저도 외로워하는 게 아니라 씩씩하게 살아가요. 저 자신은 밝고 씩씩하지 못한 면이 있는데 구실이의 그런 부분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오구실이 가장 큰 공감을 일으킨 부분은 '연애'다. 오구실의 연애는 따지자면 '서툰 것'에 가까운 데도 말이다. 이채은은 "사실 그게 더 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잘 되고 싶은 사람과 쉽게 잘 되는 것이 현실에서 쉽지 않지 않느냐"며 "그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이채은

많은 애청자가 바랐던 오구실의 연애는 시즌3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구실의 봄인 셈이다. 반면, 이채은의 '봄'은 아직이다. 그렇다고 사랑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 '일이냐 사랑이냐'는 뻔한 질문에 그는 쉽게 '사랑'이라고 대답했다.

"일은 부수적인 것이고, 제가 즐거워서 하는 거잖아요. 저의 삶이 더 우선순위에 있는 것 같아요."

이채은의 연기는 담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채은이 추구하는 삶도 이와 비슷하다. 그는 "뭔가 덧붙이지 않는 것이 저의 강한 성향 중 하나인 것 같다"며 "예전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는데 이제는 그냥 꾸준하게 제 일을 하고 싶은 배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채은은 대중에게 '친구'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소극적인 성격이 있지만, 누구보다 대중과 친해지고 싶은 그다.

"대중과 친해지고 싶어요. 저 스스로는 되게 경계심도 많고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 많은데, 실제로는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크거든요. 그렇게 좀 가까운 친구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촬영 : 김태호 전석우 기자)

bal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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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05 18: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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