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원의 무비부비☆] '보안관' 어촌 아재들의 갓파더 [https://youtu.be/cyK1uDbO-Eo]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김형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보안관'은 순박한 중년 남성들의 영웅 심리를 유쾌하게 그려낸 코믹 수사극입니다. 전성기를 넘긴 '아재' 여섯 명이 모여 마을을 지킨다는 설정입니다. 아저씨들의 시각에서 본 '영웅관'이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영화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열혈 형사 '대호'(이성민)는 마약사범을 쫓다 과잉 수사로 구설에 올라 사직합니다. 낙향한 후에도 일대의 평화를 지키는 '보안관'을 자처하며 동네 아저씨들과 마약사범을 잡으러 몰려다닙니다. 어느덧 마을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대호를 찾아가 해결을 부탁할 정도로 그를 기장의 '갓파더'로 떠받들게 됩니다.

영화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던 중 서울에서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재개발 사업차 기장에 내려오면서 마을에 전례 없는 분란이 시작됩니다. '굴러온 돌'인 종진은 세련된 매너와 겸손한 태도로 어느새 대호를 누르고 마을의 새로운 리더로 급부상합니다. 심지어 그는 지난날 대호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며 극진히 대접합니다. 질투에 휩싸인 대호는 종진이 나타나면서 인근에 마약이 돌기 시작했다며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하지만, 갈수록 마을의 애물단지로 전락합니다.

영화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도 높은 액션보다는 웃음과 노스탤지어가 가미된 수사극이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형주 감독은 '보안관'을 두고 특정한 메시지보다는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휴식 같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호와 덕만이 '영웅본색'을 보며 아이처럼 열광하는 모습, 그리고 책장 가득한 고전 만화책에서도 진한 향수가 느껴집니다.

영화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엇보다 중년 남성들이 의기투합해 마을을 수호하는 훈훈함이 무한 경쟁에 찌든 현대 사회의 모습과 대비됩니다.

극 중 대호는 사직 후에도 '형사의 직관'만을 내세우며 아무런 대가 없이 고향의 마약 수사에 혼신을 다합니다. 그 이유는 명확히 언급되지 않지만, 집 안에서는 '고개 숙인 남편'인 대호가 종진을 미행할 때의 열정을 대비해보면 대호의 수사 모티브는 '존재 가치의 재확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를 대변하듯, 주인공인 대호는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의 로망으로 여겨지던 여러 요소의 응집체, 일명 어촌 '갓파더'로 설정됐습니다.

강력계 형사의 정의로운 이미지는 물론, 의리와 근성을 중요시합니다. 이성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저돌적인 면도 있습니다. 형편이 딱한 피의자에게 순댓국을 사주는 인간적인 모습은 물론, 넓은 인맥으로 동네 남자들의 사업을 연결해주는 '큰형님'입니다. 동네 조기 축구의 에이스로 잔디 구장을 활보하고, 시합 후에는 사우나에서 팀원들과 땀을 빼며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영화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등장인물들의 진한 부산 사투리 외에도 조진웅의 다층적인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성민의 '토라진 아재' 연기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특히 대호의 처남인 '덕만' 역을 열연한 이성균의 애교 넘치는 모습이 남성미 일색의 스크린에 톡톡 튀는 상큼함을 선사합니다.

영화 '보안관'의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28 22: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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