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환 기자 = 뻔한 이야기의 신파극임에도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의 이야기다. 모녀를 소재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는 시대가 흘려도 관객을 울리는 묘한 매력을 지닌다. 게다가 친정엄마란다. 그 이름만으로도 기혼 여성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연출 구태환)이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죽음을 앞둔 간암 말기 환자 딸이 친정엄마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2박 3일의 이야기를 그린다. 공연에는 초연 때부터 호흡을 맞춰 온 국민배우 강부자와 전미선이 출연한다. [공읽남] '엄마와 이별 준비'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 (강부자, 전미선) [통통TV] [https://youtu.be/1jtQpuIkxcU]

내용은 대략 이렇다. 서울에 살던 '미영'이 연락도 없이 시골 친정집에 찾아왔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 결혼한 미영은 그동안 친정엄마에게 무심히 대했다. 미영을 본 엄마는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표정이다. 미영은 시골집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엄마를 보니 목이 멘다. 왜 그동안 엄마를 찾아오지 못했는지 미안함 마저 든다. 그렇게 지난 후회와 화해로 2박 3일의 시간을 보내던 미영은 엄마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자신이 간암 말기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 모녀는 다시 없을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된다.

작품을 눈물 없이 보는 관객이 있을까 싶다. 극 초반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울어?'라고 하지만, 공연이 절정으로 향할수록 객석 여기저기서 눈물샘이 터지는 모순적인 일이 벌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간암으로 치료를 받은 국내 여성 환자 수가 8만6천여 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리 희곡적인 이야기만도 아니다.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더 그리할 터. 몹쓸 병에 걸려 죽음 앞에 선 딸을 봐야 하는 엄마의 고통은 오죽이나 할까.

극 중 엄마는 이름이 없다. 오직 딸에게 엄마라고만 불릴 뿐. 옥이야 금이야 키운 딸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간 보고 싶어도 딸 하는 일에 방해가 될까 마음껏 보지 못했던 딸이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엄마는 세상이 끝난 듯 주저앉고 만다. 딸에게 잘못했다고 빌어도 보고 못 보낸다고 소리도 질러보지만, 그래도 가야 할 사람은 가야 하는 법이다. 딸이 끝끝내 눈을 감는 순간, 엄마의 흐느낌이 무대를 채우고, 객석은 눈물바다를 이룬다.

그런 엄마를 두고 떠나야 하는 딸 또한 애잔하다 못해 서글프다.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아 쓸쓸히 살아갈 엄마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자신밖에 몰랐던 딸은 그제야 극성스러웠던 엄마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마음을 열어간다. 남은 시간만이라도 엄마에게 행복한 기억을 선사하고자 했던 딸의 모습은 그래서 더 눈물겹다.

초연부터 10년 동안 친정엄마 역으로 무대에 오른 국민배우 강부자의 감정 연기는 그야말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고도 남는다. 그런 강부자와 호흡을 맞춘 전미선도 보는 이의 감정선을 자극하며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강부자는 "10년 가까이하는 공연이지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배우, 연기자라면 누구나 서보고 싶어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조금 더 긴장감을 느끼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기자나 스태프 모두 10년 가까이 아무 사고나 탈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kk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5/24 10:31 송고

광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