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손미정 기자 =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 출연이 확정될 때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소위 '데뷔조'라 부르는 상위 11위를 향한 경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 속에서 윙즈엔터테인먼트 3년 차 연습생 김용진(21)은 카메라 앞에서 주목받는 시간보다, 뒤에서 땀과 눈물을 흘린 시간이 더 많은 참가자 중 한 명이었다.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한 윙즈엔터테인먼트 연습생 김용진

1, 2회 때 화면에 제대로 한 번 나오지 못한 그가 주목받은 것은 첫 번째 그룹 배틀 평가에서다. 김용진은 타 참가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연습생으로 구성된 '만세 2조'에 속했다. 래퍼임에도 메인보컬을 맡은 상황. 하지만 그는 무대에서 깔끔한 고음을 뽐내며 만세 2조를 향했던 우려들을 한 방에 불식시켰다.

"본 무대에 오르니까 잠겼던 목이 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로 데뷔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있는 김용진은 프듀 로고가 새겨진 까만 조끼를 입고 연합뉴스 공감스튜디오에 등장했다.

등판에 크게 쓰인 랩(RAP)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정작 방송에서 랩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김용진을 위해 '이제 마음껏 랩을 하라'며 팬이 선물해 준 옷이다.

프듀 참가 소회를 묻자 힘들고 아쉬웠던 기억이 교차하는 듯했다. "멘붕의 연속이었어요." 그는 프듀 첫 등급평가에서 D를 받고 그다음 F로 강등됐다. 첫 그룹평가에서는 메인보컬이었고, 두 번째 무대에서는 '봄날'을 통해 처음으로 화음까지 해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 없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합숙 기간에는 후회를 많이 했어요. 제가 너무 큰 걸 바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만세' 무대 이후에 많이 응원해주시는 걸 보면서 저도 뭔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출연을) 후회하지 않아요." [https://youtu.be/RO3TxpofAOA]

그는 56위로 데뷔를 향한 도전을 멈췄다. "56등이라는 등수가 너무 감사하지만 아쉽기는 해요. 1차 등급평가 때 현아 선배님의 '빨개요'를 췄는데 그게 나갔다면 지금 등수가 나왔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그래도 봄날 무대 때 (방송에) 많이 나왔으니 감사해요."

김용진은 어릴 적 그룹 주얼리의 무대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아들이 공무원이 되길 바랐던 부모님은 그의 꿈을 반대했다. 외모를 이유로 '네가 어떻게 가수를 하느냐'는 이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등학교 때 대인기피증까지 찾아왔다.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먹는 거로 풀고 다시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중학교에 가서부터는 80kg이 넘어갈 정도로 살이 찌면서 중도 비만까지 갔어요."

어느 순간 그는 자꾸만 피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졌다고 했다. "난 당신들이 말하는 걸 직접 다 이겨낼 거다, 굳이 내가 여기서 주눅이 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혹독해졌다. 다이어트로 30kg이 넘는 체중을 감량했고, 몰래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원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노래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꿈을 이루지 못할지언정 도전은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윙즈엔터테인먼트 김용진 [출처=Mnet 프로듀스101 홈페이지]

아들의 꿈을 반대했던 부모님은 지금 누구보다 든든한 김용진의 응원군이다. 실제 프듀 시즌2 방영이 한창이었을 때, 그의 부모님이 김용진에게 투표해달라며 길에서 직접 나눠준 전단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기사를 통해서 부모님이 전단을 나눠준 사실을 알았다"며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방송에) 나왔으면 이렇게 부모님이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사실 그는 2015년 그룹 언더독의 객원 멤버로 이미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후 솔로 래퍼로 앨범을 준비했고, 재킷촬영까지 마친 상태에서 회사가 무너져 데뷔가 좌절된 적도 있다.

과거를 딛고 오늘날 김용진은 다시 일어섰다. 프듀 출연 이후 그는 7월 발매를 목표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다. 작곡과 작사, 프로듀싱까지 모두 스스로 했다. 앨범에는 가수의 꿈을 꾸고 오늘까지 달려온 김용진의 이야기가 담겼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 앨범은 대중적인 앨범은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가사와 비트에 표현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그 진심이 닿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프로듀스101 시즌2 참가자 윙즈 연습생 김용진

그는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만들면서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년에는 아이돌 그룹으로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평소에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데요. 가수 김용진이라고 하면 '굉장히 특이하지만, 포용 가능한 애'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프듀를 통해서 저를 사랑해주신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하고 언젠가 꼭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영상제작 : 김태호·전석우 기자)

bal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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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13 21: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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