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원의 무비부비☆] '스파이더맨 홈커밍' 리뷰[https://youtu.be/_kqR9Z8l_Xk]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마블의 최신작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슈퍼히어로의 원탑 블록버스터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스파이더맨 브랜드의 두 번째 리부트 시리즈입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방사능 형질의 거미에 물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 소년이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입니다.

마블과 소니 픽처스의 합작인 홈커밍은 원작에 가까우면서도 역대 가장 사랑스러운 스파이더맨을 탄생시켰습니다. 전작 대비 스토리와 액션이 단출해졌음에도 깐깐한 마블 팬들의 찬사를 얻어낸 비결이지요. 스탠 리의 카메오와 캡틴 아메리카의 깜짝 출연도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합니다.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 [소니픽쳐스 제공]

톰 홀랜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최초 등장은 작년 4월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였습니다. 이때의 파커는 슈퍼히어로가 됐다는 기쁨에 한없이 들뜬 소년이었지요.

이 컨셉만 가져다가 화려한 액션을 입혀 '홈커밍'을 만들었다면 이미 두 번의 리부트로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5월 개봉한 소니 픽처스의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평면적인 소년 주인공이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지요.

반면, 홈커밍의 존 왓츠 감독은 애초부터 스파이더맨이 15세 소년의 '성장 스토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입체적인 캐릭터 형성을 위해 홀랜드를 뉴욕 브롱크스의 한 이공계 특화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지요. 뿐만 아니라 홈커밍의 배우들이 매일같이 홀랜드의 집에 모여 '조찬 클럽'(1985), '페리스의 해방'(1986), '핑크빛 연인'(1986) 등 소년 성장물의 클래식 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캐릭터가 바로 학창 시절의 노스탤지아를 자극하는 피터 파커입니다.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 [소니픽쳐스 제공]

사실 홀랜드판 스파이더맨이 사랑받는 이유가 '흙수저 영웅' 콘셉트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원작 만화부터 두 편의 전작 시리즈에 항상 등장했던 설정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선대 스파이더맨들과 달리 반짝이는 천진함이 원작의 느낌을 살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만화의 스파이더맨은 능청스러울 정도로 입담이 좋고 호들갑스러운 서민 소년이지요.

앞서 2002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2012년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모두 원작보다 심각한 캐릭터를 선보였습니다. 초대 시리즈의 주역인 토비 맥과이어는 '고뇌하는 흙수저'라고 불릴 만큼 현실적인 스파이더맨이었습니다. 2대인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은 맥과이어보다는 경제적 불안감에서 자유로웠지만 여전히 원작의 앳된 활기가 부족했습니다.

두 선대 스파이더맨의 무게감 있는 콘셉트는 자칫 비현실적으로 비칠 수 있는 히어로 블록버스터에 현실성을 더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가볍게 즐길 블록버스터를 찾았다가 복잡한 영웅 철학에 부담감을 느낀 관객도 있었습니다.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 [소니픽처스 제공]

신작 스파이더맨은 시종일관 유쾌함이 가득하면서 심플한 전개를 고수합니다. 그야말로 신참 영웅이기 때문에 마블의 세계관을 모르더라도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멘토인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스파이더맨 수트에 내장된 인공지능의 설명이 자세하게 이어집니다. 스토리 전개에 불필요한 인물들은 과감히 배제된 느낌입니다.

홈커밍의 최대 묘미는 파커와 스타크의 상극 케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커는 매사에 부정적인 '아재' 멘토의 빈정거림에 기죽지 않고 쉴 새 없이 긍정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스타크는 영웅의 숙명으로부터 오는 책임감에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지만, 정반대의 성격인 소년으로부터 치유 받기도 합니다. '로건'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등 소녀 바람이 강세이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렌드에 신선함을 남긴 케미입니다.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 [소니픽처스 제공]

한편, 주인공 외에 홈커밍에서 눈여겨볼 만한 특이점은 캐스팅의 다양성입니다. 파커가 몰래 짝사랑하는 여학생은 원작과 달리 흑인입니다. 또 파커의 단짝 '네드'를 연기한 '미국의 안재홍' 제이콥 배덜런은 필리핀계입니다. 원작과 다른 캐스팅에 반발하는 현지 팬들도 있지만, 이 정도는 스파이더맨의 글로벌 관객층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바람직한 다양성이라고 생각됩니다.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08 09: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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