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원의 무비부비☆] 애니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Fantastic Journey to OZ, 2017)[https://youtu.be/EUxseigF4jU]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20세기의 아동 판타지 세계는 '오즈의 마법사'가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00년 라이먼 F. 바움의 원작소설이 1939년에 은막에 옮겨지면서 아카데미와 칸을 열광시켰지요.

오즈의 세계관은 지난 117년 동안 수없이 재해석됐습니다. 그중에서도 블라디미르 토로프킨 감독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도 즐길 것이 많습니다. 러시아의 아동 소설가 알렉산더 볼코프의 '에메랄드 시티의 마법사'와 '어핀 주스와 그의 나무 병정들'을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스마일이엔티 제공]

극 중 소녀 도로시는 할머니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아름다운 구두 한 켤레를 발견합니다. 강아지 토토를 안고 동화에서처럼 구두 뒤꿈치를 맞부딪히자 빛이 일면서 '에메랄드 시티'로 날아갑니다.

도로시가 도착한 에메랄드 시티는 동화처럼 아름답지만, 주민인 먼치킨들은 저마다 문을 걸어 닫고 두문불출합니다. 악당 '어핀'이 신비의 마법가루로 군대를 일으켜 에메랄드 시티를 점령했기 때문입니다. 먼치킨들은 과거 서쪽 나라의 마녀에 맞서 도시를 구한 소녀 '도로시'가 돌아와 행복을 되찾아 주기를 기도합니다.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스마일이엔티 제공]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스마일이엔티 제공]

신비의 마법가루 편은 초반부터 강렬한 비트의 인트로로 관객의 주목을 꽉 잡고 시작합니다. 지난 4월 개봉했던 '스머프: 비밀의 숲'이 취약했던 부분인데, 잘 살렸다고 생각됩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인물은 대담하게 배제됐습니다. 마녀를 등장시키지 않고도 긴장감을 조성한 점이 참신합니다. 할머니가 된 1대 도로시는 모습이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로만 표현됐습니다.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스마일이엔티 제공]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스마일이엔티 제공]

기존의 캐릭터와 볼코프의 창작 캐릭터의 조화도 자연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조연 캐릭터들의 입체성이 가장 눈에 띕니다. 이는 '인어공주' '피노키오' 등 디즈니의 고전 명작들이 현재까지 칭송받는 비결이기도 하지요. 주연인 어핀은 물론이고, 조연인 보라색 곰과 광대인형, 토토, 까마귀 모두가 신스틸러급으로 개성이 살아있습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캐릭터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멍청하다고 알려진 오우거는 꼼수의 대가이고, 사나운 쌍둥이 표범은 표적도 잊어버릴 정도로 건망증에 시달립니다.

다만 주인공인 소녀 도로시는 유독 존재감이 약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느낌입니다. 오즈의 영웅이었던 할머니의 대역으로 환영받으면서 느끼는 고민을 조금 더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스마일이엔티 제공]

한편, 신기한 마법가루를 가로지르는 핵심 줄기는 '박애'입니다. 도로시의 구두가 빛나는 순간이 세 번 찾아오는데, 이 교훈으로 나아가는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어린이 관객과 성인 관객이 가져가는 교훈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도로시와 친구들은 서로를 도와 난관을 극복합니다. 어른 관객의 관점에서는 어수룩한 목수였던 어핀이 독재자로 탄생하게 된 과정이 더 인상적이라는 평입니다. 그렇기에 어린이 관객들이 성인이 되어 이 작품을 재관람했을 때의 재미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작품만이 가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객석에서 반응이 즉각 나온다는 점이지요. 어른과 어린이 관객의 웃음이 겹치는 경이로운 순간이 즐겁습니다. 신기한 마법가루는 그러한 순간이 유독 많았습니다. 20일 개봉.

애니메이션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포스터 [스마일이엔티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4 18: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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