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환 기자 = 친구의 사랑을 탐한 사내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밴 아내가 있습니다.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는 불륜, 암투, 복수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되려 이들의 사랑은 쓰리고 버거운 감정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풀어내고 있죠.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연출 변정주)의 이야기입니다.

2007년 초연된 작품은 2004년 연재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합니다. 청년 백수 '캣츠비'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은 작품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공연 리뷰] 충격적인 반전…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통통TV][https://youtu.be/JGMeyFdt0zQ]

6년 동안 만난 여자친구 '페르수'가 캣츠비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며칠 후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것. 청년 백수로 무엇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캐츠비는 그녀를 잡을 용기조차 없죠. 갑작스러운 이별에 괴로워하던 어느 날. 캣츠비는 엉뚱하지만 밝고 순수한 여인 '선'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페르수는 계속 캣츠비 곁을 맴돌고, 캣츠비 또한 그녀의 존재를 떨쳐버리지 못합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보게 될까요.

캣츠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은 5명의 복잡하고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누구 하나 행복한 사랑을 하지 못합니다. 돈벌이가 없는 캣츠비는 친구 '하운두'의 달동네 자취방에 얹혀삽니다. 무기력하고 힘겨운 캣츠비는 전형적인 'N포세대'. 페르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었던 캣츠비는 그녀가 이별을 고하자 쉽게 인연의 끈을 놓아 버렸습니다. 선을 만나 새로운 삶을 꿈꾸던 캣츠비는 구직활동에 잇따라 실패하자 자괴감에 빠져 더욱더 힘겨운 삶을 이어갑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오늘날 청년들의 뒷모습을 본 듯 씁쓸한 장면입니다.

하운두는 그런 캣츠비를 위로하며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떠난 페르수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삐뚤어지고 이기적인 사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죠. 냉소적인 성격의 하운두는 부잣집 유부녀에게 사랑에 빠지고 광기 어린 집착을 드러냅니다.

페르수의 남편 '부르독' 또한 사랑이 힘겹기는 매한가지죠. 돈 많은 재혼남 부르독은 페르수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살아갑니다. 시간이 지나 페르수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만, 그녀의 혼외 임신 소식에 낙담하고 맙니다.

페르수의 임신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숨겨져 있습니다. 원작을 접해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경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잠시나마 아름답게 그려지던 이들의 사랑은 결말을 향할수록 민낯을 드러내며 욕망을 쏟아냅니다. 어쩌면 이들의 사랑은 처음부터 어긋난 운명을 예고했는지 모릅니다. 미련과 집착 그리고 상처로 뒤섞인 이들의 참혹하고 지독한 사랑이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거침없고 비루한 사랑 앞에 '사랑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하는 깊은 고민에 빠져듭니다. 그런 면에서 작품은 전형적인 멜로물과 차별화할 줄 아는 영리함이 있습니다.

2015년 재공연보다 더 다듬어진 탄탄한 스토리와 음악도 이번 공연의 매력입니다. 더욱 감미롭고 진해진 음악은 작품이 전하는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죠. 배우들의 열연과 어우러지는 5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는 극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공연 관계자는 "작품은 지독한 패배감과 좌절감에 빠진 인물들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라며 "아픔 상황을 겪어내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희망적인 작품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우 조상웅, 김지휘, 이종우, 천지, 정태우, 김지철, 유권, 강웅곤, 김민주, 유주혜, 해나 등이 출연하는 작품은 오는 10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kk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8/01 17:15 송고

광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