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원의 무비부비] '메리와 마녀의 꽃' 리뷰[https://youtu.be/yp_eNlIR1B0]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변화를 원할 때 '메리'처럼 용기 있게 한 발을 내딛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메리와 마녀의 꽃'은 애니메이터 겸 각본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희망과 비전이 담긴 작품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인 요네바야시와 동료들이 함께 스튜디오 포녹을 설립한 후 내놓은 첫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천방지축 빨간 머리 소녀의 판타지 어드벤처를 클래식하게 담아냈습니다.

2013년 은퇴를 선언한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복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브리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애니메이터가 마땅치 않은 실정입니다. 포녹의 최초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메리와 마녀의 꽃이 일찍부터 주목받은 이유입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CGV아트하우스 제공]

빨간머리 소녀 '메리'는 부모님의 사정으로 할머니의 시골집에 살게 됩니다. 도시 소녀에게 영국의 전원생활은 지루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엇보다 이웃 소년 '피터'와의 다툼으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어느 날, 메리는 길 잃은 고양이 한 쌍을 따라갔다가 신비로운 숲을 발견합니다. 그곳에서 마녀의 꽃 '야간비행'과 마법으로 봉인된 빗자루를 발견합니다. '야간비행'에 깃든 힘으로 하늘을 날아 다른 세계의 마법 학교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금단의 꽃인 야간비행을 둘러싼 음모가 시작됩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CGV아트하우스 제공]

'메리와 마녀의 꽃'은 영국의 아동소설 '더 리틀 브룸스틱'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메리 역은 일본의 '국민 여동생' 스기사키 하나가, 피터 역은 '너의 이름은.'의 카미키 류노스케가 열연했습니다.

지브리 스타일에 충실한 작화와 영상미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안개 낀 숲과 영국식 전원이 아름답게 묘사됐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브리의 계보를 잇는다기보다는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세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CGV아트하우스 제공]

'메리와 마녀의 꽃'은, 요네바야시 감독의 전작인 '추억의 마니'와의 연결고리가 많이 떠오르는 작품입니다. 마법·비밀·안개·세대 간 평행 운명 등 유사한 모티프가 다수 존재합니다. 마니 역시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 간 소녀가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 뒤 성장한다는 레퍼토리에 충실합니다.

추억의 마니를 다시 보며 후속작인 메리와 마녀의 꽃을 암시한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마니의 주인공인 안나가 시골집에서 발견한 고양이 낙서는 피터의 고양이인 기브와 티브를 암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반부 스케치북에 그려져 있던 푸른 방울꽃 역시, 야간비행을 암시합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CGV아트하우스 제공]

'추억의 마니'가 대중성 대신 심오한 철학적 메시지를 내세웠던 것에 비하면, '메리와 마녀의 꽃'은 심플·경쾌·클래식한 느낌입니다. 극 중 메리가 '아직 내 힘의 40%밖에 쓰지 않았다'며 헤세 부리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를 향한 오마주로 보이기도 합니다.

첫머리에 강렬한 스카이 액션을 선보인 이후부터는 친숙한 공식의 스토리가 느린 페이스로 전개됩니다. '평범하지만 강인한' 메리 캐릭터 역시 '들장미 소녀 캔디'와 '빨강머리 앤'을 섞은 듯한 익숙함을 안겨줍니다. 이것이 고전의 재현인가 지브리 노스탤지어 마케팅인가를 두고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습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CGV아트하우스 제공]

지브리 스타일의 작품에서는 역시, '교훈'이 빠질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어릴 적 하나씩은 있다는 외모 콤플렉스가, 작품 속에서는 오히려 성장을 위한 열쇠가 됩니다. 또, 초월적인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나가고 말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습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CGV아트하우스 제공]

한편으로는 어른 관객을 위한 조금 다른 교훈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극 중 "이 세계엔 우리가 손대선 안 되는 힘이 있어."라는 의미심장한 멘트가 등장합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비극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에 동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더욱 자세한 리뷰는 통통영상으로 확인하시죠.

'메리와 마녀의 꽃'의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01 09: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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